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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서구병은 대구시청 신청자 이전 지역이다. 현재 김용판 의원이 재선을 노리고 있고, 권영진 전 대구시장이 출마 결심을 굳힌 것으로 전해졌다.
대구 신청사 건립 추진이 지지부진하면서 김 의원과 권 전 시장이 신청사 이전을 이슈로 들고 나올 것으로 예상됐는데, 상황이 확 달라졌다.
대구시가 옛 두류정수장 터가 아닌 다른 유휴 부지 매각을 통해 신청사를 짓기로 하면서 급물살을 타게 됐다. 홍준표 대구시장과 김용판 의원이 간담회를 통해 합의했다.
사실상 홍 시장이 자신과 가까운 김 의원에게 힘을 실어준 모양새다. 김 의원은 지난 대선 국민의힘 후보 경선에서 윤석열 후보가 아닌 홍준표 시장을 지지했다.
지역 정치권 일각에선 홍 시장과 김 의원의 합의에 대해 권 전 시장의 달서구병 출마설과 무관하지 않을 것이라는 관측을 내놓고 있다. 권 전 시장이 내세울 '신청사 건립' 이슈를 사전에 차단하는 효과가 있기 때문이다.
권 전 시장은 환영 의사를 나타냈다. "격하게 환영한다"는 표현까지 했다.
권 시장은 지난 18일 밤 SNS에 "홍준표 대구시장께서 신청사를 예정대로 건립하고, 신청사 부지 일부를 매각해서 비용을 조달하겠다는 기존 방침도 철회하기로 했다고 한다"며 "참으로 다행이다"고 했다.
또 "이제 대구신청사가 시민들께서 가장 민주적인 방식으로 결정해주신 원안대로 지어질 수 있다는 희망을 보게 된다"며 "숱한 속상함과 기다림, 불필요한 갈등 끝에 예정대로 건립하기로 결정한 만큼 더 이상의 소모적인 논쟁이나 지연이 없었으면 한다"고 했다.
권 전 시장은 "하루라도 빨리 지을 수 있도록 제때 예산을 편성하고 행정절차도 차질 없이 추진해주시기 바란다"며 "두류 신청사가 대구의 랜드마크가 되고 동서균형발전의 마중물이 될 수 있도록 두류공원에서 달구벌대로까지 공원과 광장으로 연결되고, 시민 편의공간과 문화시설이 함께 하는 시민 친화적인 청사로 건립될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했다.
권 전 시장이 달서구병으로 출마하게 되면 이제 김 의원과 함께 신청사 건립 공을 놓고 다툴 것으로 점쳐진다. 옛 두류정수장 부지로의 대구시청 신청사 건립은 권 전 시장 재임 시절인 2019년 12월, 시민 공론화 과정을 통해 정해졌다.
신경전도 점쳐진다. 김 의원과 권 전 시장은 신청사 건립 문제를 놓고 한차례 맞붙은 적이 있다. 김 의원은 지난 2월 "전임 시장이 마스터플랜을 짜고 치밀하게 움직였어야 했는데 그런 게 없었다. 코로나19 상황이 어렵더라도 기금을 빼 쓰면 안 됐다. 그게 명분을 준 것 아니냐"며 신청사 건립 지연 책임을 권 전 시장에게 돌렸고, 권 전 시장은 "참으로 무능하고 비열하다"고 비난했다.
달서구병에서의 '신청사 매치'가 어떤 양상으로 전개될 것인지 사뭇 주목된다.
서민지기자 mjs858@yeongnam.com

서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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