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슈트라우스 음악 잘 살려낸 오케스트라 연주였다"…대구 무대 오른 국내 초연 '엘렉트라' 리뷰

  • 최미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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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3-10-24  |  수정 2023-10-23 14:45  |  발행일 2023-10-24 제17면
대구국제오페라축제 메인 오페라로 공연
음악적 특징 잘 살린 오케스트라 눈길
엘렉트라 역 성악가 집중력 있는 연기
무대와 연출은 상대적으로 단조로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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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1일 한국 초연으로 대구오페라하우스 무대에 오른 슈트라우스의 오페라 '엘렉트라'. <대구오페라하우스 제공>

끊임없는 오케스트라 연주, 전작 '살로메'보다 더 강렬해진 불협화음. 리하르트 슈트라우스의 오페라 '엘렉트라'의 음악은 이런 특징 때문에 연주하기 어렵지만, 관객 친화적이지도 않다. 제20회 대구국제오페라축제 메인 오페라로 대구오페라하우스 무대에 오른 '엘렉트라'(20~21일)는 오케스트라의 활약으로 이런 우려를 일정 부분 해소했다.

이번 엘렉트라 공연은 대한민국 오페라 역사상 첫 공연으로, 불가리아 소피아 국립오페라발레극장 프로덕션을 그대로 옮겨와 대구오페라하우스와 합작해 선보였다. 엘렉트라를 비롯한 주요 배역은 불가리아에서 활동 중인 성악가들이 맡았고, 2023 대구오페라하우스 오펀스튜디오 출신 성악가들이 일부 조역으로 출연했다. 연출은 플라멘 카르탈로프 불가리아 소피아 국립오페라발레극장 극장장이 맡았다.

고대 그리스 작가 소포클레스의 비극을 원작으로 한 이 작품에는 아버지를 죽인 어머니에 대한 복수를 다짐하는 엘렉트라, 그의 여동생 크리소테미스, 어머니 클뤼템네스트라 등이 주요 배역으로 등장하고, 이들의 대화와 독백이 중심이 된다. 그렇기에 이 역할을 맡은 성악가들의 역할이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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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1일 한국 초연으로 대구오페라하우스 무대에 오른 슈트라우스의 오페라 '엘렉트라'. <대구오페라하우스 제공>

지난 20일 공연에는 소프라노 릴리야 케하요바가 엘렉트라를, 소프라노 츠베타나 반달로프스카가 크리소테미스를, 메조소프라노 게르가나 루세코바가 클뤼템네스트라를 연기했다. 이날 공연에선 주인공인 엘렉트라보다는 클뤼템네스트라가 강렬한 인상을 남겼다는 점이 특이했다. 물론 엘렉트라는 중간 휴식 시간 없는 1시간 50분 공연 내내 무대에서 연기와 노래를 하고, 피날레에는 광란의 춤도 추기 때문에 성악가가 소화하기 쉬운 역할은 아니다. 이런 이유로 이 작품을 무대에 올리기 어렵다는 점을 고려하면, 릴리야 케하요바는 집중력 있는 연기와 노래를 선보였다.

대구오페라하우스 제작 오페라, 대구국제오페라축제 오페라 연주에 참여해온 디오 오케스트라는 괜찮은 연주를 보여줬다. 지휘자 에반 알렉시스 크라이스트가 이끈 이번 공연에서 오케스트라는 이 작품의 음악적 특징을 잘 살려내 감상이 어렵지 않았다. 다만 압도적으로 강렬하다는 느낌은 없었다.

이번 공연에는 축제 개막작인 '살로메'와 비슷한 분위기의 무대가 등장한다. 공간이 나뉘어 있고 반투명 비닐이 구조물 사이를 채우고 있는 회전무대다. 연출가는 이 무대에서 조명·안무·소품을 통해 장면을 만들어나간다. 아버지에 대한 복수를 감행한 후 구조물의 비닐막은 곳곳이 찢어진다. 작품 특성상 음악의 역할이 크기 때문인지 연출 자체는 다소 단조로운 편이었다.

최미애기자 miaechoi21@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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