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나은 세상] 기후 대응 의병 활동

  • 정재학 영남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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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3-11-02  |  수정 2023-12-12 10:33  |  발행일 2023-11-02 제22면
"정부는 국가 위상과 의무를

먼저 고려하여 정책 펴야

친환경에너지를 확대하면

자연스럽게 국가의 이미지와

경제 성장이 뒤따라 올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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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재학 영남대 교수

필자는 지난 10월27일 경북도가 주최하고 경북지속가능발전협의회와 사단법인 한국혁신연구원이 주관한 '기후 위기와 에너지전환, 새로운 성장의 기회' 심포지엄에 토론자 자격으로 참석하였다. 여기에서 많은 전문가의 열띤 토론이 진행되었다. 그중 가장 눈에 띈 것은 더는 기후변화대응에 소극적인 정부와 공기관에만 이 문제 해결을 맡길 수 없다는 것이었다.

우리 정부는 2050년 탄소중립 즉 이른바 Net-Zero를 달성하겠다고 선언했다. Net-Zero 상태란 이산화탄소와 메탄가스를 내뿜지 않는 에너지로 70~80%를 달성해야 하는 가혹한 목표이다. 그래서 모든 선진국은 2030년에 이룰 중간목표를 발표하였다. 대부분의 선진국은 이행해야 할 최종 탄소 저감량의 절반 이상을 목표로 내세웠지만, 우리 정부는 매우 소극적으로 약 20% 정도의 전력을 신재생에너지로 생산하겠다고 발표하였다. 이마저도 현재 약 7~8%의 신재생에너지 비율을 고려한다면 달성하기 어렵고 절반가량의 탄소 저감에는 턱없이 모자라는 수치이다. 이쯤 되고 나니 여기저기에서 이제 더는 정부의 노력을 믿지 못하겠다는 소리가 들려오고 있다. '기후 위기와 에너지전환' 심포지엄에서는 기후 대응 의병 활동을 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왔다. 이하 줄여서 기후 의병이라고 지칭하면서 기후변화에 소극적인 국회의원 뽑지 않기, 기후변화대응에 소극적인 정부 부처와 관료의 활동을 모아 SNS를 통해 알리기, 그리고 스스로 신재생에너지를 활용하고 에너지 절약을 실천하기 등의 활동을 전개하자고 목소리를 높였다.

사실 이러한 활동은 국내외적으로 많이 있었다. 그중 돋보이는 활동 2가지만 소개하겠다. 그 첫 번째는 기후변화 청년단체(Green Environment Youth Korea) 활동이다. 이 단체는 2014년 창립된 한국 청년의 활동이다. 전 지구적 기후 위기에 대응하기 위한 청년들이 주축으로 활동하는 비영리단체로 탈탄소 에너지전환을 촉구하고 지속 가능한 일상의 확산과 국내외 청년과의 상호협력을 통해 기후 정의의 실현을 위한 활동을 하고 있다.

또 하나는 미국을 중심으로 한 해외 NGO의 활동으로 환경 방어 기금(EDF)의 활동이다. 이 단체는 여러 기업으로부터 기부를 받아 '메테인 셋 프로젝트'를 추진해오고 있다. 이 프로젝트는 기후변화의 주범 가스 중 메탄가스의 다량 배출을 감시하고 그 결과를 알리기 위해 전용 인공위성을 띄워 활동하는 프로젝트이다. 인공위성 제작을 위해 아마존닷컴 CEO인 제프 베이조스가 1억달러를 기부하였고 일론 머스크와 스페이스 X에 의한 발사 계약까지 체결하여 내년에 발사할 예정이다. RE100과 ESG 경영에 이은 또 다른 민간의 노력이 더해지고 있다. 기후 대응 민간 활동에서 한국 젊은이들의 역할이 기대된다.

화석연료의 사용으로 기후변화가 야기되었고 그것을 친환경에너지로 바꾸자고 하는 것은 위기이자 기회이다. 화석연료의 거의 100%를 우리나라는 수입에 의존한다. 그러나 친환경에너지의 경우 상당한 비율의 시장을 점유할 수 있다. 정부는 2021년부터 공식적으로 선진국에 들어선 우리나라의 위상과 의무를 먼저 고려하여 정책을 펴야 한다. 또한 적극적으로 친환경에너지를 확대하면 자연스럽게 국가의 이미지와 경제의 성장이 뒤따를 것이다. 세계시민은 기후 변화 대응 노력에 더 많이 귀 기울이고 있으며 기업과 나라의 이미지는 누가 이러한 노력에 진심인가가 될 것이다.
정재학 영남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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