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ALK&TALK] 백진현 신임 대구시향 음악감독 겸 상임지휘자 "악단 실력 키우는 것도 의무"

  • 최미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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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3-11-05 16:16  |  수정 2023-11-05 16:17  |  발행일 2023-11-06
"연습 통한 결과물 내는 데 충분히 잘할 수 있는 악단

내년은 대구시향 창단 60주년..프로그램 다양성과

상황에 맞는 공연 선곡해 관객에게 다가가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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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진현 대구시립교향악단 제11대 음악감독 및 상임지휘자가 지난 1일 대구시립교향악단 연습실에서 지휘를 하고 있다. 이윤호기자 yoonhohi@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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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진현 대구시립교향악단 제11대 음악감독 및 상임지휘자가 지난 1일 대구시립교향악단 연습실에서 지휘를 하고 있다. 이윤호기자 yoonhohi@yeongnam.com

지난달 임명된 백진현 대구시립교향악단 제11대 음악감독 겸 상임지휘자가 오는 10일 대구콘서트하우스 그랜드홀에서 열리는 취임연주회를 통해 관객과 처음 만난다. 대구시향 호른 수석 연주자 출신인 그는 창원시립교향악단(옛 마산시립예술단) 음악감독 겸 지휘자를 거쳐 최근에는 경북도립교향악단 상임지휘자로 활동했다. 취임연주회를 앞두고 지난 1일 대구콘서트하우스에서 백진현 상임지휘자를 만나 취임연주회와 앞으로 대구시향 운영 방향 등에 대해 들어봤다.

▶상임지휘자 공모에서 실연 평가로 공연을 했다. 대구시향과의 호흡은 어땠는가.
"지휘자와 연주자와의 관계에서 어느 정도 선이 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물론 객원 지휘자로서 한계는 분명 존재한다. 하지만 다행히 단원들이 협조적이었고, 연습 시간의 한계 때문에 부족한 점이 있었지만, 괜찮았다고 생각한다. 연습을 통한 어떤 결과물을 내는 데는 충분히 잘할 수 있는 악단이라고 생각한다."

▶이번 취임 연주회 프로그램을 소개한다면.
"대구시향이 월드오케스트라페스티벌의 한 파트에 참여하는 것이기에 마니아층이 있는 곡을 선택했다. 서로 대비되는 곡인 말러의 '교향곡 4번'과 레스피기의 '로마의 소나무'를 배치했다. 말러 교향곡은 소리가 크지 않고 선율적인 멜로디가 느껴지지만, 레스피기의 '로마의 소나무'에선 반다(banda·무대 뒤나 객석에서 연주하는 파트)가 발코니에서 연주하며 화려한 브라스 사운드를 선보인다. 이 곡에선 2천 년 전 로마의 영광을 작곡가가 회상한다. 지금도 대구가 훌륭한 도시이지만, 과거에 매이지 않고 더 발전되는 그런 문화적인 도시를 만들자는 다짐을 하는 의미가 담겨 있다."

▶대구시향뿐만 아니라 국내 오케스트라는 관악기 연주가 아쉬운 경우가 많다. 호르니스트 출신인데 이 부분에 중점을 둘 생각인가.
"(오케스트라에서) 현악기와 달리 관악기는 한 명 한 명이 솔리스트다. 그렇기 때문에 기량이 떨어지면 티가 난다. 100명 중 1명이 안 하면 99%의 효과를 내는 게 아니라 50%로 뚝 떨어진다. 단원들이 잘 표현할 수 있도록 역할을 해보려고 한다. 오케스트라는 개인전이 아니고 단체전이다. 아티큘레이션, 즉 연주법과 소리의 크고 작은 다이내믹을 맞춰야 하고, 선율의 유연성을 함께 가야 하는 상황이기 때문에 그런 것들도 단원들에게 많이 요구하고 있다."

▶문화계 안팎에서 대구시향의 이미지 쇄신이 필요하다는 얘기가 많다.
"예술단은 시민의 정서 함양을 위해 생겨났다. 그런 의미에서 프로그램의 다양성, 상황에 맞는 공연 선곡으로 관객에게 다가가려고 한다. 내년은 브루크너 탄생 200주년, 엘가의 서거 90주년이고, 대구시향 창단 60주년이기도 하다. 이벤트성 선곡으로 관객을 집중시키는 것도 필요하다. 시립교향악단으로서 시민들의 눈높이에 맞는 예술 행위도 중요한데, 이는 교향악단이 잘한다고 되는 게 아니라 노력을 했을 때 묻어나오는 것이다. 진정성을 보여주면 관객들도 분명히 좋아할 것으로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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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진현 대구시립교향악단 제11대 음악감독 및 상임지휘자가 지난 1일 대구시립교향악단 연습실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이윤호기자 yoonhohi@yeongnam.com


▶앞으로 추구하고자 하는 대구시향의 운영 방향은.
"시민들에게 사랑받는 교향악단이 되기 위해 노력하려고 한다. 개인적으로 시립교향악단은 시민에게 좋은 공연을 보여주는 의무도 있지만, 악단이 실력을 키워야 하는 의무도 있다고 생각한다. 대중들이 많이 아는 곡을 하려면 연습을 적게 해도 된다. 하지만 시민 중에는 클래식 마니아도 있다. 대구 시민의 사랑만 받는 게 아니라 능력도 어느 정도 올려 깊이 있는 예술가들이 활동해야 문화도시의 교향악단이 된다고 생각한다."

▶임기 동안 이것만은 꼭 하겠다는 게 있다면.
"오케스트라는 기본적인 앙상블이 좋아야 한다. 관객이 지휘자만 보면 그 음악의 높낮이와 분위기를 느낄 수 있는 게 훌륭한 지휘법이라 생각한다. 그러기 위해선 단원들도 지휘자를 봐야 하고, 그런 능력을 길러야 한다고 생각한다. 저는 그런 조금의 변화, 서로 맞추려는 어떤 노력을 기대한다."

최미애기자 miaechoi21@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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