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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일 오후 대구상공회의소 대회의실에서 열린 2023년도 하반기 경제동향보고회에서 정장수 대구시경제부시장이 인사말을 하고 있다. 이현덕기자 lhd@yeongnam.com |
23일 하반기 대구경제동향보고회가 열린 대구상공회의소 대회의실. 첨단업종 관련 기업들의 목소리가 유달리 컸다. 이들은 대구시 등에 블록체인 활용 공공서비스 활성화, 공공데이터 오픈, 메타버스 전문 홍보관 건립 등을 요구했다.
보고회에는 이재하 대구상의 회장, 정장수 대구시 경제부시장, 황병우 DGB대구은행장, 권태용 한국은행 대구경북본부장, 김규석 대구고용노동청장, 주요 기업 대표 등 10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전반적으로 화기애애한 분위기가 연출됐다. 하지만 기업인들은 제도 개선이 필요한 사안에 대해선 거침 없이 쏟아냈다.
먼저 대경ABB메타버스산업융합협의체 관계자는 "대구가 명실상부한 ABB(인공지능·블록체인·빅데이터)산업 선도도시로 도약할 수 있도록 대구시 주도의 '블록체인 활용 공공서비스'를 우선 구축해야 한다"며 "산업생태계가 민간에 빨리 확산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대구시가 지하매설물에 대한 공공데이터를 오픈하고, 메타버스 전문 홍보관도 건립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대경ICT산업협회 관계자는 "수성알파시티(수성구 대흥동)가 대구의 디지털 혁신거점 시범사업으로 선정되면서 입주기업과 상주 인원들이 급증하는 데 비해 단지내에 아직 주차공간이 턱없이 부족하다"고 편의시설 문제를 지적했다.
미래테크 관계자는 "외국인이 조기 퇴사할 경우 신속히 재채용할 수 있도록 체계적인 인력관리 시스템을 구축해야 한다"고 목청을 높였다. 서대구산단관리공단 관계자는 "인접 건물의 화재 등 본인 귀책사유가 없는 경우에도 공장 신·개축 시 취득세 감면대상이 되도록 힘써 달라"고 요구했다.
정장수 대구시 경제부시장은 이 같은 업계의 각종 요구에 대해 최대한 검토해 반영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답변했다.
정 부시장은 "동이 트기 전이 가장 어둡다고 한다. 함께 이겨내자, 여러분들(대구 기업인들)에게 우산을 받쳐주지 못한다면 함께 비라도 맞겠다"고 했다. 이는 최근 대구상의가 내년 경기전망조사(211개 사 대상)를 실시한 결과, 83.9%가 '불황'이라고 한 것을 의식한 것으로 보인다.
지역기업인들의 든든한 엄호를 받으며 요즘 시중은행 전환에 사활을 걸고 있는 황병우 대구은행장도 마이크를 잡았다. 황 행장은 "지난 7월 시중은행 전환을 선언한 이후 국정감사 등으로 전환 절차가 늦어졌다"며 "대구상의 회장단이 시중은행 전환을 촉구하면서 최근 금융당국이 빠르게 진행하는 움직임이 포착되고 있다. 우리는 다음달(12월) 말까지 금융위원회에 시중은행 전환 신청서제출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또 "일단 전환신청이 접수되면 2~3개월에 걸쳐 심사를 받을 것이다. 국내에서 지방은행이 시중은행으로 전환된 사례가 없는 역사적인 일인 만큼 심사기간이 어느 정도 소요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내년 1분기 또는 늦어도 상반기 중으론 대구은행이 시중은행으로 바뀔 것이다. 시중은행 전환은 디지털 글로벌 시대에 새로운 성장 모멘텀이 될 것이고 대구지역의 금융서비스 총량도 더 확대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손선우기자 sunwoo@yeongnam.com
손선우

이현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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