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요한 "나를 공관위원장으로"…김기현 "그 목표로 활동했다고 생각 안해"

  • 임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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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3-12-01  |  수정 2023-11-30 14:58  |  발행일 2023-12-01 제3면
인요한 "혁신위에 전권 준다는 말 허언 아니길"

내년 총선서 일체의 선출직 출마 포기 선언도

김기현, "수고했다. 공관위원장 논란 적절치 않아"

박정하 수석대변인 "공관위원장 요구 거절 맞다"
인요한 나를 공관위원장으로…김기현 그 목표로 활동했다고 생각 안해
10월23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민의힘 당사에서 김기현 대표와 인요한 혁신위원장이 만나고 있다. 국민의힘은 이날 오전 인요한 연세대 교수를 혁신위원장으로 임명했다. 연합뉴스
인요한 나를 공관위원장으로…김기현 그 목표로 활동했다고 생각 안해
국민의힘 인요한 혁신위원장이 30일 오전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열린 제11차 전체 회의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국민의힘 인요한 혁신위원장이 당 지도부를 향해 "혁신위에 전권을 주겠다는 말이 허언이 아니라면 나를 공천관리위원장으로 추천해달라"고 요구했다. 혁신위의 제안을 공관위로 전달하겠다며 회피하는 당 지도부를 압박하기 위한 취지로 풀이된다. 인 위원장은 자신부터 희생하겠다는 의미로 내년 총선에서 서울 서대문구 출마 포기를 선언했다.

인 위원장은 30일 혁신위 회의를 마치고 기자들에게 "혁신위의 제안을 공관위로 넘기겠다는 일반론적인 답변으로 일관해서는 국민을 납득시킬 수 없다. 확실한 것은 우리가 이대로 가면 안 된다는 것"이라며 "당이 이대로 가면 안 되고, 크게는 나라가 이대로 가서는 안 된다는 게 우리의 주제이다. 그래서 당에 책임 있는 분들께 변화를 줄기차게 요구했다"고 밝혔다.

또 "지금 선거까지 4개월이 남았는데 시간이 많은 것 같지만 사실 얼마 없다"며 "혁신의 특징은 제로섬처럼 100점 아니면 0점이다. 70~80점짜리 혁신은 없다. 우리 당이 변하고 있다는 상징적인 조치를 국민께 보여드려야만 잃어버린 국민의 신뢰를 회복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인 위원장은 "나 자신부터 먼저 희생하며 당 지도부에게 제안한다. 이번 총선에 서대문 지역구를 비롯한 일체의 선출직 출마를 포기하겠다"며 "혁신위에 전권을 준다고 했던 말이 허언이 아니라면 나를 공관위원장으로 추천해달라"고 촉구했다.

앞서 혁신위는 지난 3일 국회의원 숫자 10% 감축, 불체포특권 전면 포기, 세비 삭감, 현역 의원 하위 20% 공천 배제를 포함한 '2호 혁신안'을 의결한 뒤 인 위원장의 '구두 권고' 형태로 당내 '희생'을 요구했다. '희생'은 당 주류의 총선 험지 출마, 혹은 불출마 선언을 뜻한다.

오신환 혁신위원은 "혁신 조치의 진정성 담보를 위해 당 지도부 및 중진, 윤석열 대통령과 가까운 분들부터 총선 불출마 및 험지 출마 등 희생의 자세를 보일 것을 재차 요구한다"며 "오늘 (권고안을) 의결했기 때문에 최고위에 보고될 것이다. (권고안과는) 다른 의미를 담고 있다"고 설명했다.

최고위가 받아들이지 않을 경우 "지켜보고 후속조치를 논의하겠다"고 했다. 최악의 경우 혁신위 조기 해산, 당 지도부 책임론 등 연쇄적인 위기 상황이 촉발될 수도 있다.

한편 김기현 대표는 인 혁신위원장이 공관위원장 추천 요구에 "그동안 혁신위 활동이 인 위원장이 공관위원장이 되기 위한 그런 목표를 가지고 활동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며 사실상 거부 의사를 밝혔다. 김 대표는 "국회 상황이 매우 엄중한데 공관위원장 자리를 가지고서 논란을 벌이는 것이 적절하지 않아 보인다"라며 "그동안 혁신위가 참 수고를 많이 했는데 당의 발전을 위한 나름대로 좋은 대안을 제시해준 것에 대해서는 감사드린다"고 말했다.

박정하 수석대변인은 '김 대표가 인 위원장의 공관위원장 요구를 거절한 것이냐'고 묻자 "그렇다"라고 했다.

 

임호기자 tiger35@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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