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젊은층에게 특히 인기가 높은 청송황금사과가 탐스럽게 익어가고 있다. <청송군 제공> |
대한민국 최고의 사과 고장인 경북 청송군이 경영마인드를 접목한 다양한 유통정책과 적극적인 해외시장 개척으로 새로운 도약을 꾀하고 있다.
한 지역에서 나는 농수산물이 특산품이 되기까지는 최고의 품질로 생장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탁월한 자연조건이 갖춰져야 한다. 청송군은 해발 250m 이상의 산간지형이자 고지형 분지이며, 생육기간 중 일교차가 13.4℃로 매우 커서 사과 재배에 아주 적합한 자연조건을 가졌다.
타 지역에 비해 고목의 사과가 차지하는 비중이 낮은 데다 시대흐름에 맞는 품종으로 재배시스템에 혁신을 가하고 있다. 이런 조건이 잘 맞아 들어 명품 청송사과라는 최고의 과일을 만들어냈다. 이를 증명하듯 청송사과는 2023년 대한민국 대표브랜드 사과 부문에서 11년 연속 '대상'이라는 쾌거를 달성했다. 이는 천혜의 자연이 만들어준 생육환경 위에 경영마인드를 접목한 윤경희 청송군수의 남다른 전략이 더해진 결과로 청송사과의 품질, 유통 및 홍보, 해외수출까지 다방면에서 시너지효과를 불러왔다.
11년째 '대한민국 대표브랜드' 大賞
새 수요 창출 '시나노골드' 집중 육성
작년 국내 첫 印尼 수출길 개척 성공
윤경희 군수 '세일즈' 다방면 시너지
노동력 절감 고밀식 등 재배혁신사업
신기술 개발 연구단지 조성 추진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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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4월 필리핀의 한 마트에서 열린 '청송사과 시식행사'에 참석한 윤경희(왼쪽 넷째) 청송군수와 관계자들이 기념촬영한 모습. <청송군 제공> |
◆대한민국 최초 인도네시아 수출
청송사과는 국내 사과 중 최고의 지위에 오른 후 해외시장으로 눈을 돌렸다. 우선 지난해 인도네시아 300t 사과 수출 쿼터승인 및 청송사과주스의 5년간 물량 제한 없는 수출을 끌어내며 한국에선 최초로 인도네시아 사과 수출 길을 열었다. 청송군은 지난 4월 필리핀 마닐라에서 현지 대형유통업체인 디존팜 및 청송사과유통센터와 3자간 수출입 업무협약을 체결하며 해외시장을 더욱 공격적으로 개척하고 있다.
청송군은 수출경쟁력 확보를 위해 해외수출용 포장재 디자인까지 개발했다. 최종 디자인은 해외 한류기반의 상품이 인기가 높은 점을 착안해 'K-APPLE' 문구를 활용한 로고를 중심으로 심플함과 화려함이 공존하는 디자인을 적용했다. 현재 수출국인 인도네시아, 필리핀부터 새 디자인을 적용할 방침이다.
◆황금색에 새콤달콤한 맛으로 승부
전국 생산량의 10% 이상을 차지하는 사과의 최대 주산지 청송군은 새로운 수요 창출과 신규 시장 공략을 위해 '황금사과'로 불리는 시나노골드 품종을 집중 육성하고 있다. 또 도래할 생산량 증대 시대를 대비해 '황금진'이라는 브랜드를 특허청에 상표 등록함으로써 황금사과 시장 선점을 위한 전략을 구축했다.
황금사과는 상대적으로 사과 소비가 부진한 젊은층에 인기가 높은 품종으로, 청송사과의 미래 고객인 젊은 세대와 백년대계를 꿈꿀 수 있게 됐다. 이를 위해 군은 새로운 재배기술 개발, 연구기반 구축을 위한 핵심적인 농업정책으로 청송황금사과 연구단지 조성을 추진 중이다.
청송군 관계자는 "같은 황금사과라도 타 지역산에 비해 품질이 우수하고, 청송이라는 지역 이미지와 황금진 브랜드의 고급스러움이 더해져 이미 대도시 대형매장에서 물량을 선점하려는 경쟁이 치열한 상황"이라고 밝혔다.
◆군수, 청송사과 판촉 1호 사원
2019년 한국시리즈 개막전에서 서울시민과 관람객에게 황금사과를 비롯한 3만개의 청송사과를 무료로 나눠주는 기발한 아이디어의 지역 특산품 홍보가 호평을 받았다. 그 노력에 보답하듯 한국시리즈를 주관한 KBO는 경기장 내 메인 전광판에 청송군과 황금사과 홍보 이미지를 연신 부각시켜 주목받은 바 있다.
단일매장으로 전국 최대규모를 자랑하는 서울 서초구의 농협유통하나로클럽 양재점에서 사과 홍보판촉행사도 가졌다. 청송사과 상설 판매도 제안해 청송사과 전용 냉장판매대를 확보했다.
군이 시행한 사과 정책사업 중 '농산물 택배비 지원사업'도 돋보인다. 사과를 APC나 공판장에 출하하는 것보다 소비자와 직거래하면 추가 소득이 생기는 점에 착안해 지역에서 생산된 모든 농산물에 대해 택배비를 지원하고 있다.
사과를 비롯한 지역농산물의 소비를 촉진하고 직거래를 활성화하기 위해 시작된 이 사업은 군민이면 누구나 참여할 수 있으며, 현금 대신 지역화폐인 '청송사랑화폐'로 지급된다. 직거래 활성화를 통한 농가 소득의 보전은 물론 지역 상권도 살리는 장점이 있다. 청송사과의 품질을 청송군수가 보증하는 '청송사과 품질보증제'를 시행해 소비자가 청송사과를 믿고 구매할 수 있도록 했다.
◆차세대 미래형 과원 재배기술
청송의 사과재배면적은 2022년 농업경영체 등록기준 4천617농가에서 3천451ha를 재배하며, 전국 1위를 차지한다. 명성을 유지하고 고령화, 인건비 상승에 대비해 기존 후지품종뿐만 아니라 황금사과 기반조성 및 유통을 적극 지원하고 있으며, 노동력 절감을 위해 미래형 과원 조성사업으로 고밀식·2축·다축 등 다양한 재배혁신시스템 사업을 추진 중이다.
우선 미래형 과원 재배신기술로 인해 발생할 수 있는 시행착오를 최소화하기 위해 청송군농업기술센터는 2020년부터 사과농업인을 대상으로 다축교육을 실시하고, 2023년 청송사과 사관학교 과정을 개강해 청송사과산업을 선도할 기술과 교육을 제공하고 있다.
군은 재배기술혁신을 위한 다양한 지원사업도 펼친다. 2020년부터 황금사과 재배기반 구축시범사업을 진행 중이며, 2021년에는 도비를 확보해 다축과원 조성사업을 실시했다. 올해부터는 군비 확보를 통해 다축과원 조성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또한 다축 및 밀식과원을 조성하기 위해 군에서 20억원 예산을 편성, 미래형 과원 조성 묘목비 지원사업을 실시해 약 30만주 묘목에 대한 지원금을 지원할 예정이다.
배운철기자 baeuc@yeongnam.com

배운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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