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성] 부끄러운 기부와 행복지수

  • 백종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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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3-12-12 06:47  |  수정 2023-12-12 06:58  |  발행일 2023-12-12 제23면

영국 자선지원재단(CAF)은 2010년부터 세계 종합기부지수를 매년 발표한다. 지난해 10위권에는 인도네시아, 케냐, 미얀마, 시에라리온, 잠비아, 우크라이나 등 대부분 저소득 국가가 들어있다. 1인당 국민 소득이 5천달러에 불과한 인도네시아가 5년 연속 1위다. 선진국으로는 미국(3위), 호주(4위)가 포함됐다. CAF는 전혀 모르는 사람 돕기, 기부 금액, 자원봉사 시간, 기부 경험 등을 설문 조사해 종합 기부지수를 산정한다. 우리나라의 CAF 종합기부 지수는 2022년 119개국 중 88위다. 2021년 119개국 중 111위와 비교하면 소폭 상승했으나 여전히 세계 최하위권이다. 2011년 57위에서 10년간 우리나라 순위는 30계단 이상 하락했다. 종합 기부지수의 하락은 기부 참여율과 직결된다. 통계청 조사에서 국내 13세 이상 국민의 기부 참여율은 2011년 36.4%에서 2021년 21.6%로 감소했다.

유엔 지속가능발전해법네트워크(SDSN)가 지난 3월20일 공개한 세계행복보고서에 기록된 우리나라 행복지수는 10점 만점에 5.951점이다. 조사대상 137개국 중 57위다. 지난해에는 5.935점으로 146개국 중 59위, 2021년은 5.845점으로 149개국 중 62위에 그쳤다. 경제협력개발기구 38개 회원국과 비교하면 행복지수는 더욱더 초라하다. 우리나라보다 낮은 곳은 그리스(5.931점), 콜롬비아(5.630점), 튀르키예(4.614점) 세 나라뿐이다. 1960년대까지 외국의 원조를 받던 국가에서 도움을 주는 나라가 된 우리나라의 기부와 행복지수가 부끄럽다. 지난 1일 울리기 시작한 2023년 구세군 자선냄비 종소리는 자꾸만 멀어져 간다. 백종현 중부지역본부 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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