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3분 러닝타임 중 100분이 전투씬…장대하고 유려한 서사시 '노량'

  • 김은경
  • |
  • 입력 2023-12-13 14:30  |  수정 2023-12-13 14:56  |  발행일 2023-12-14 제17면
김한민 감독 '이순신' 3부작의 대미
아비규환의 전투 롱테이크로 조명
"굳은 신념의 외로운 이순신 연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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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한민 감독의 '이순신' 3부작의 대미를 장식하는 '노량:죽음의 바다'. <롯데엔터테인먼트 제공>

이순신의 생애와 전투, 철학을 장장 10년에 걸쳐 스크린에 담아온 김한민 감독이 '이순신' 시리즈의 대미를 장식할 '노량:죽음의 바다'를 오는 20일 개봉한다. 1천761만5천844명으로 지금까지도 깨지지 않은 대한민국 영화시장 관객수 1위를 기록한 '명량', 2022년 코로나 속에서도 726만명을 모은 '한산:용의 출현'에 이은 3번째 작품이다. 12일 기자시사회에서 만난 김한민 감독은 "과연 '노량'을 만들 수 있을까 싶었는데, 이런 순간이 왔다. 긴장되고, 얼떨떨하다"라며 남다른 소회를 전했다.

◇이순신 3부작 완결편 '노량: 죽음의 바다'
영화 '노량:죽음의 바다'는 임진왜란이 발발한지 7년, 조선에서 퇴각하려는 왜군을 완벽하게 섬멸하기 위해 나선 이순신 장군의 마지막 전투를 장렬한 서사와 함께 그려낸 액션 대작이다.
지난 10년간 이순신 3부작 프로젝트에 헌신해온 김한민 감독과 모든 스태프의 땀과 노고가 고스란히 집약된 작품이다. 김 감독은 장장 153분의 러닝타임 가운데 노량해전에 만100분을 할애했다. 동아시아 최대의 전투로 알려진 노량해전을 압도적 스케일과 화려한 색감, 장대한 연기력으로 표현해냈다.


기록에 따르면 노량해전에서는 조선과 명나라의 연합군인 조명연합함대와 왜군 등이 소유한 총 1천여척의 군함이 투입됐다. 당시 조명연합군은 2만3천여명의 왜군과 500여 척이 넘는 왜선을 노량해전으로 유인해 왜군 2만명을 전사시켰고 300척 이상의 배를 침몰시켰다.


제작진은 실감나는 전투씬을 위해 여수에 실제 크기의 세트를 제작했다. 또 강릉 빙상경기장에 전투씬 촬영을 위한 세트를 만들었다. 판자로 옥상을 만든 조선의 배 '판옥선', 집이 달린 일본식 배 '안택선'도 배우들의 몰입을 위해 실제 크기와 동일하게 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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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한민 감독의 '이순신' 3부작의 대미를 장식하는 '노량:죽음의 바다'에 출연진들. <롯데엔터테인먼트 제공>
◇김한민 감독이 말하는 '이순신'
김한민 감독은 천만관객을 모은 2014년 영화 '명량'을 만들면서부터 지금까지 줄곧 이순신 하나만 파고 있다. 이번 영화를 완성하면서 비로소 이순신을 내려놓게 됐다.


김 감독은 이번 영화를 만들면서 적잖은 고민과 두려움이 있었음을 내비쳤다. 김 감독은 "역사적 자료를 보면 노량해전은 매우 큰 해전이었다. 조선의 장수 뿐 아니라 명나라 장수도 죽었다. 그만큼 치열했고, 근접해서 싸운 난전이었다. 이 해전을 과연 내가 잘 표현해 낼 수 있을까 하는 의구심, 용기없음으로 고민하던 때도 있었다. 단순히 스케일을 크게 하는 치열한 전쟁을 보여주는 것이 목적이냐 하는 본질적 질문을 스스로 던지게 했던 것"이라고 전했다.


시나리오를 쓸 때부터 '노량' 영화를 왜 만드는가를 줄곧 생각했다는 감독은 수많은 고민들 속에서 이순신이라는 인물을 보다 가까이 만날 수 있었다고 밝혔다. 감독은 "이순신은 해상 전투에서 과연 어땠을까 따라가보고 싶은 생각이 강했다. 3국의 병사들이 아비규환 속에서 전투를 펼치는 모습을 표현하려고 보니 자연스럽게 롱테이크 기법을 사용하게 된 것"이라고 말했다.


김 감독은 함께 작업한 배우, 스탭에 대해서 무한 신뢰를 드러내기도 했다. (이날 기자간담회에도 배우 12명이 참석했다. 대개 한국영화 개봉에서 5~6명 정도의 배우가 참석하는 것에 비하면 최고의 팀웍을 보여주는 듯 하다.) 김 감독은 "출연한 연기자 모두가 베테랑이었다. 뼈다귀 하나만 들어도 아우라가 있고, 연기에 천재적 모습을 보여줬다. 배우들이 감독의 말을 경청해주고, 깊이 있는 연기를 보여줬기에 보여주고 싶었던 섬세한 지점까지도 가능했던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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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한민 감독의 '이순신' 3부작의 대미를 장식하는 '노량:죽음의 바다'. <롯데엔터테인먼트 제공>
◇배우들이 말하는 관전 포인트
주연배우 김윤석은 이번 영화에서 매우 진지하고, 깊이감 있는 이순신의 모습을 완성했다. 김 배우는 "개인적으로 영광스러우면서도 부담스러운 작품이었다. 만약 이순신 시리즈에 출연하게 된다면 3편 중에서 마지막 '노량'에 출연하고 싶었는데 이뤄졌다. 왜구의 완전한 항복, 전쟁의 진정한 종결을 원했던 이순신 장군의 생각을 제 몸을 빌어서 표현하는 것은 굉장한 집중력이 필요한 힘든 작업이었다. 굳은 신념에 찬, 그러나 외로운 이순신을 연기했다"고 소회를 전했다.


이순신의 아들 역할으로 출연한 배우 안보현은 "이순신 장군을 본다기 보다는 아버지를 보는 심정으로 연기했다. 외로운 아버지 곁을 지키는 든든한 장남을 표현하고 싶었다"고 했으며, 일본인 전사로 출연한 이규형은 "일본어를 자연스럽게 표현하는게 관건이었는데, 제작진이 일본어 선생님을 4명이나 붙여줬다. 코로나 시국이어서 줌으로 일주일에 3~4번식 수업을 했다"며 비하인드를 밝혔다.


김은경기자 enigma@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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