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성] 공무원 해외여행

  • 백종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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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3-12-21 06:47  |  수정 2023-12-21 07:05  |  발행일 2023-12-21 제23면

세계가 하나로 묶어지는 국제화 시대에 공무원이든 직장인이든 해묵은 사고방식 전환에는 외국 여행(출장)만큼 좋은 것이 없다. 지인들에게 기회가 생기면 언제든지 해외로 나가보라고 권하는 이유다. 10분 늦게 태어난 쌍둥이도 세대 차이를 느낀다는 시대에 '백문 불여일견(百聞 不如一見)'은 선택이 아닌 필수다.

구미시도 올해부터 직원들의 해외여행을 적극 권장하고 있다. 선진도시의 훌륭한 도시기반시설, 수준 높은 행정서비스, 빼어난 주거환경을 두루 살펴보기 위해서다. 시는 올해 ‘글로벌 익스피리언스 프로그램(배낭여행)’ 예산 4억원으로 20개 팀 110명을 내보냈다. 3박4일~7박9일에 4억원의 예산을 들였다. 내년도 예산은 5억원이다. 직원 1인당 500만원씩 80명을 해외로 보내겠다는 것이다. 지난달에는 10년 이상 장기근속 직원 38명을 5박7일 일정으로 이탈리아에 보냈다. 1명당 여행경비는 435만원이다. 개인별로 92만원은 자부담했으나, 1억3천만원의 예산이 소요됐다. 내년에는 4억원으로 60명이 해외 견문에 나선다.

공무원 해외여행은 무조건 반대하지 않지만 시기와 목적이 문제다. 올해 상반기부터 대기업이 잇따라 문을 닫을 정도의 심각한 경기불황 속에 구미산단 기업체와 자영업자들은 생계마저 위협받는다고 아우성이다. 세수 감소로 구미시의 재정도 악화되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투자유치, 현안 출장, 국제교류에 필요한 해외 출장은 어쩔 수 없다 하더라도 구경이나 경험을 쌓는 해외여행은 줄이거나 미뤘어야 했다. 모두가 어렵고 힘든 시기에 공직자가 먼저 허리띠를 조여 매는 의지를 보였으면 한다.

백종현 중부지역본부 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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