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채남의 AI Story] 누가 이길까?

  • 전채남 더아이엠씨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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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3-12-26 06:46  |  수정 2023-12-26 08:26  |  발행일 2023-12-26 제2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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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채남〈주〉더아이엠씨 대표

어린 시절, 친구들과 TV 앞에 모여 프로레슬링 경기를 볼 때면 당시 유명했던 김일 선수와 이노끼 선수가 싸우면 누가 이길까를 가지고 언쟁을 벌이곤 했다. 이제 AI 서비스를 두고 혼자서 같은 질문을 해본다. AI에서는 오픈AI와 구글 중 누가 이길까? 챗GPT가 공개된 이후 지난 1년여간 국내외 빅테크 기업들은 대규모 언어모델(LLM) 기반 서비스를 경쟁적으로 선보이고 있다. 특히 오픈AI와 구글은 2강 구도를 형성하고 잇따라 진일보된 서비스를 내놓으면서 시장을 주도하고 있다.

최근 비슷한 시기에 발표된 GPT-4 터보(Turbo)와 제미나이(Gemini)는 두 회사의 현재 AI 기술이 집대성된 결과물이다. 오픈AI는 지난 11월6일(이하 현지시각) 첫 데브데이(Dev Day)에서 GPT-4 터보를 공개하였다. GPT-4 터보는 GPT-4의 후속 모델로 멀티모달(Multimodal) AI이다. 2023년 4월까지의 최신 정보를 반영하고 단일 프롬프트에 책 300쪽 이상의 많은 텍스트를 넣을 수 있어 훨씬 더 긴 대화와 복잡한 작업을 수행할 수 있다. 또한 API를 통해 6가지 스타일의 텍스트 음성 변환(TTS)과 이미지를 생성하는 DALL-E 3 기능을 사용할 수 있고 외부 API와 JSON 모드를 지원하여 개발자 친화적인 사용 환경을 제공한다.

GPT-4 터보는 애플리케이션을 개발할 수 있도록 보조(Assistants) API도 제공한다. 이 API는 특정한 프롬프트를 수행하거나 추가 지식을 활용하고 모델 혹은 툴을 호출해 작업을 수행할 수 있다. 보조 API는 코드 해석, 검색 및 함수 호출(Function calling) 등을 통해 고품질의 AI 애플리케이션을 간편하게 만들 수 있도록 한다. 개발 유연성을 높이며 다양한 지원 툴도 제공하고 있다. 그러는 와중에도 GPT-4에 대한 추론 최적화 작업을 진행하여 성능은 올리고 이용 가격은 내렸다.

오픈AI보다 약 한 달 뒤인 지난 12월5일에 구글은 차세대 AI로 최신 LLM인 LaMDA로 만든 제미나이를 공개하였다. 제미나이는 이미지·영상·음성 처리가 가능한 멀티모달 AI이다. 특히 비전(Vision) 인식에 뛰어나다. 텍스트 데이터만 학습한 기존 AI와 달리 텍스트·코드·오디오·이미지·동영상 등 다양한 유형의 데이터로 학습되어 폭넓은 정보를 이해하고 상호작용할 수 있다는 게 가장 큰 특징이다. 수학 문제를 풀거나 데이터를 분석하는 고도의 추론 능력도 갖췄다. 제미나이는 적용 대상의 규모와 특성에 따라 울트라, 프로, 나노 등 3개 모델로 나뉜다.

구글은 GPT-4 터보와 제미나이 울트라 성능을 대규모 다중작업 언어이해(MMLU)로 비교하면 울트라가 GPT-4 터보를 앞선다고 하였다. MMLU는 LLM의 질문 답변, 텍스트 생성, 언어 번역, 코드 생성 작업을 수행할 수 있는 능력을 평가하는 방법이다. 수학·물리학·역사·법률·의학·윤리 등 57개 과목을 조합한 지식 및 문제 해결 능력을 시험한다. 방대하고 복잡한 작업에 적합한 울트라는 MMLU 시험에서 GPT-4 터보의 86.4%보다 높은 90.0%를 기록했다. 이 점수는 AI 모델 최초로 인간 전문가 점수인 89.8%를 넘어섰다. 대단한 성능이다. 유능한 비서 AI를 두고 살 수 있게 되어 가고 있다.

오픈AI와 협력하고 있는 마이크로소프트(MS)가 지난 12일에 반격을 가했다. MS는 메드프롬프트+를 활용한 GPT-4로 제미나이를 뛰어넘는 MMLU 90.10%를 기록했다. 메드프롬프트+는 GPT-4 기반의 프롬프트 고도화로 다양한 프롬프트와 답변을 통합해 최종답변을 도출한다.

오픈AI와 구글의 AI 경쟁은 점입가경이 되고 있다. 이로 인해 AI 기술은 더 발전하고 서비스 성능은 더 높아지고 가격은 더 낮아지고 있다. 지켜보는 재미도 쏠쏠하다. 누가 이길까?

〈주〉더아이엠씨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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