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수첩] 봉화 양수발전소에 거는 기대

  • 황준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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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4-01-04 06:48  |  수정 2024-01-04 06:56  |  발행일 2024-01-04 제2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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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준오기자〈경북본사〉

지난해 말 경북 봉화군에 희소식이 날아들었다. 산업통상자원부는 신규 양수발전 사업자 선정 결과를 발표했는데, 봉화가 예비사업자로 선정되면서 2036년에 양수발전소가 준공될 예정이라고 밝혔다. 봉화군은 한차례 탈락의 고배를 마셨고, 4년 만에 재도전해 유치에 성공했다.

봉화군이 양수발전소 유치를 위해 나선 2019년 당시, 기자는 양수발전소 취재를 위해 가장 최근에 준공한 강원도 양양양수발전소를 찾은 적이 있다. 산촌(山村)에서 강촌(江村)으로 상전벽해를 이룬 양양양수발전소는 빼어난 풍광 덕에 양양 대표 관광자원으로 지역 경제 활성화의 중심 역할을 하고 있었다.

발전소 건립 당시 격렬히 반대했던 이 마을 주민들은 캠핑장을 비롯한 공동축사, 공동하우스, 저온저장고, 숙박시설 등 마을공동사업을 운영하며 마을에 활력이 돌기 시작했다는 등 자랑을 하던 모습이 아직 인상 깊게 남아 있다.

양수발전은 전기가 남을 때 하부 댐의 물을 상부로 끌어올려 저장했다가 전력 수요가 많을 때 저장한 물을 떨어뜨려 전기를 얻는다. 안정적 전력 수급과 온실가스를 배출하지 않는 게 강점으로 꼽힌다.

건설비만 1조원 이상이 투입되고, 댐이 완공된 후에는 관광 명소로 개발할 수 있어 지자체에는 매력적인 사업으로 주목받으며 여러 지자체에서 유치에 공을 들였다.

봉화군은 소천면 두음리와 남회룡리 일원에 설비용량 500㎿급 규모의 양수발전 시설을 마련한다는 계획이다. 올해 초 발표 예정인 11차 전력수급기본계획에 반영될 예정으로 총사업비 약 1조5천억원, 총공사 기간 10년으로 매년 1천500억원가량이 투입된다.

양수발전소가 들어서면 6천명 이상의 고용효과와 1조원 이상의 생산 효과를 낼 것으로 예상된다. 또 양수발전소 건설로 인한 댐 연결 도로 등 SOC 구축과 양수발전소 주변 환경을 활용한 새로운 관광자원 개발 등 많은 시너지 효과를 거둘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하지만, 아직 갈 길은 멀다. 앞으로 6개월가량 예비타당성 조사를 받고, 발전사업 허가와 전원개발실시 계획 승인 등의 과정을 거쳐 착공된다. 박현국 봉화군수가 "예비타당성 통과 등 사업에 차질이 빚어지지 않도록 전 행정력을 집중할 것"이라고 강조한 이유다.

예타의 조속한 통과로 발전소 조기 건설에 만전을 기해 수려한 풍광을 갖춘 봉화양수발전소 사업이 소멸 위기에 처한 봉화군 발전의 새로운 전기를 마련하길 바란다.
황준오기자〈경북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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