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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힘 한동훈 비상대책위원장이 지난 5일 오전 서울 여의도 중앙당사에서 열린 2024 국민의힘 사무처당직자 시무식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
국민의힘이 총선 준비 과정에서 '비정치인' 기조를 이어나가면서 대구·경북(TK) 정치권에 긴장감이 감돌고 있다. 특히 비상대책위원장을 비롯해 공천 실무를 담당하는 공천관리위원장까지 비정치인·법조인 출신으로 구성되면서 기존 정치 세력 교체에 대한 신호탄이란 해석이 나오고 있다.
7일 정치권에 따르면 국민의힘 한동훈 비대위원장은 공관위원장에 판사 출신의 정영환 고려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를 내정했다. 정 공관위원장 내정자는 이번 주 초 비대위 의결을 거쳐 정식 임명되며, 오는 10일까지 공관위원 임명 등을 마무리할 전망이다.
공관위원장은 공천 원칙 등 '방향타'를 쥐는 역할을 하는 만큼, 정치권은 정 교수 내정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보수 여당의 공관위원장은 정치 경험이 있거나 당 원로 등이 일반적이다. 앞선 21대 총선의 김형오 전 공관위원장은 5선의 국회의장 출신이었고, 20대 총선은 당시 4선이었던 이한구 의원이 총선 불출마를 선언한 뒤 공관위원장을 맡았다.
반면 19대 총선에서는 정치경험이 없던 검사 출신의 정홍원 전 법무연수원장이 새누리당 공직후보자추천위원장을 맡았다. 18대는 검사 출신의 안강민 변호사가 공천을 주도했다. 이들은 당시 각각 박근혜 비대위원장과 이명박 대통령이라는 절대 권력이 있었기에 '친이·친박 학살'이라는 꼬리표가 남은 공천을 진행한 바 있다.
때문에 TK에선 이번 공관위원장 임명이 역대급 현역교체(물갈이론)에 힘을 보탤 것이란 해석을 내놓고 있다. 앞서 지역 정치권에선 현역 교체율 비중이 70~80%에 이를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면서 소문이 현실화될 수 있다는 우려가 일고 있다.
더욱이 한동훈 위원장이 기존 의원들을 기득권으로 표현하는 등 부정적 발언이 이어지자, 공천 학살 우려는 더욱 커지고 있다. 한 위원장이 취임 일성으로 총선 불출마를 선언하고 잇따라 '헌신이 필요하다'는 메시지를 내는 만큼, '용퇴론'을 에둘러 표현하고 있다는 해석이다.
이에 한 위원장이 이번 주부터 당내 의원들과의 만남이 예정되어 있어 관심이 쏠린다. 한 위원장은 오는 11일 서울 여의도의 한 식당에서 4선 이상 중진 의원들과 오찬 간담회를 가진다. 3선 이하 의원들도 선수 또는 권역별로 회동을 추진할 예정이다. 이번 만남은 상견례 형식이지만, 총선 승리를 위해 한 위원장이 소속 의원들의 헌신을 당부하는 자리가 될 수 있다는 예측이 나온다.
정재훈기자 jjhoon@yeongnam.com

정재훈
서울본부 선임기자 정재훈입니다. 대통령실과 국회 여당을 출입하고 있습니다.영남일보(www.yeongnam.com),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