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태원특별법 거부권 현실화?…與 "정쟁화 의도" vs 野 "재협상 불가"

  • 정재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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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4-01-19 11:10  |  수정 2024-01-19 11:10  |  발행일 2024-01-19
이태원특별법 거부권 현실화?…與 정쟁화 의도 vs 野 재협상 불가
국민의힘 윤재옥 원내대표가 19일 국회에서 원내대책회의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태원특별법 거부권 현실화?…與 정쟁화 의도 vs 野 재협상 불가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19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태원참사특별법'에 대한 여야 공방이 2라운드로 접어드는 모양새다.
여당인 국민의힘이 윤석열 대통령에게 특별법에 대한 재의요구권(거부권)를 건의하기로 결정하고 재협상을 주장하면서, 특별법을 강행 통과시킨 더불어민주당이 반발하고 있는 것이다.

19일 정치권에 따르면 국민의힘은 전날 의원총회에서 이태원참사특별법에 대해 윤 대통령에게 재의요구권 행사를 건의하기로 뜻을 모았다. 국민의힘 윤재옥 원내대표는 "민주당이 이 법을 공정하고 원만하게 처리되길 기대하기보다 재의요구권 행사를 유도했다고 판단했다. 대통령의 재의요구권 행사를 유도해 정치적 타격을 입히고 총선에서 계속 정쟁화하려는 의도로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특별법은 지난 9일 민주당 등 야권 주도로 국회 본회의를 통과했다. 당시 국민의힘은 본회의장에서 퇴장해 표결에 불참했다. 민주당은 특별검사(특검) 대신 특별조사위원회(특조위)를 구성하는 내용을 법안에 포함하는 등 국민의힘 입장을 반영했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국민의힘은 독소조항이 여전하다고 맞서고 있다. 윤 원내대표는 "특조위 구성이 공정성을 담보할 수 없다"며 "야권이 7명, 우리 당이 4명을 추천해 7대 4로 공정성을 담보할 수 없는 특조위를 구성해 공정한 조사를 기대하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민주당에게 특조위 구성의 공정성을 담보할 수 있는 안, 그리고 독소조항을 제거하는 안을 고 재협상할 것을 제안한다"고 말했다.

민주당은 '거부정치'를 하고 있다고 비난했다. 이재명 대표는 이날 최고위원회의에서 국민의힘의 거부권 행사 건의와 관련 "정부 여당의 거부 정치가 끝이 없다. 국정을 책임져야 할 정부와 여당이 오로지 거부에 힘을 쏟고 있다"며 "대체 거부 말고 이 정부가 하는 게 무엇인가. 거부가 아니라 뭘 할지를 내놓으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홍익표 원내대표도 "어처구니없는 일"이라며 "한동훈 비대위원장 취임 후 첫 의원총회 결론이 이태원 특별법 거부권 행사 건의라고 하니, 참 안타깝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국민의힘의 재협상 요구에 대해 "거부권 행사를 건의하면서 재협상 요구는 말장난에 불과하다"고 수용할 수 없다는 입장을 명확히 했다. 홍 원내대표는 "국회의장 수정안을 중심으로 여러 차례 유가족과 민주당은 양보에 양보를 거듭했다. 국민의힘이 요구한 것은 결국 특조위 자체는 받는 척하면서 그 특조위를 무력화하려는 시도에 불과하다"고 했다. 그러면서 윤석열 대통령에게 "이태원 특별법의 정부 이송 즉시 공포해달라. 유가족들의 한겨울 오체투지, 어머니들의 삭발, 이제 외면하지 말아달라"고 강조했다.

민주당은 특별법 통과 시 참사 대응에 실패한 정권의 과오가 드러날 것을 우려해 정부·여당이 정략적 의도를 갖고 거부권 행사를 건의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정청래 최고위원은 국민의힘 윤재옥 원내대표가 전날 기자들과 만나 '민주당이 재의요구권 행사를 유도했다'고 한 것을 원색적으로 비난하기도 했다. 정 최고위원은 "언제부터 야당이 유도하면 윤 대통령이 야당 뜻을 따라왔나"라며 "당신들의 뇌 구조와 혀 구조가 궁금하다. 당신들도 사람인가"라고 했다.

이처럼 특별법을 두고 입장이 첨예하게 엇갈리는 데다 민주당이 강경 대응을 시사하면서 여야 간 긴장감은 커질 것으로 보인다. 민주당은 이날 특별법 정부 이송에 맞춰 용산 대통령실 앞에서 수용 촉구 기자회견을 열겠다는 방침이다. 또한 거부권 행사에 맞서 권한쟁의심판 청구도 검토하겠다는 입장이다. 이외에도 민주당은 쌍특검법(김건희 여사·대장동 특검법)에 대한 윤 대통령의 거부권 행사에 대해서도 권한쟁의 심판 청구를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정재훈기자 jjhoon@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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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본부 선임기자 정재훈입니다. 대통령실과 국회 여당을 출입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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