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주차수요 고작 77대?" 국가철도공단 잘못된 용역 탓에 '주차지옥' 된 포항역

  • 전준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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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4-02-06 17:42  |  수정 2024-02-06 18:25  |  발행일 2024-02-07
국가철도공단 포항역 신설 당시 주차수요 77대로 계산
포항시 용역결과 현재수요 924대로 12배 달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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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항역 역사 전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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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항역의 주차난을 해결하기 위해 역사 인근 부지를 빌려 포항시가 조성한 임시 주차장. 평일에도 차량들이 가득 차 있다.

경북 동해안 관문인 포항역의 심각한 주차난(영남일보 2023년 8월22일자 2면 보도)이 국가철도공단의 터무니없는 주차 수요 예측 때문이라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주먹구구식 조사를 진행하면서 실제 주차 수요량의 10분의 1수준도 안 되는 주차면적을 산정해 포항역의 주차난을 야기했다는 비난이 나오고 있다.

6일 영남일보가 입수한 포항시의 '포항역 주차수급 및 이용실태조사 용역' 결과에 따르면, 철도공단이 포항역사 건설을 앞두고 지난 2005년 실시한 교통영향평가에서 추정한 주차수요는 2025년까지 하루 기준 고작 77대인 것으로 밝혀졌다.

하루 77대라는 수치는 조사 당시 고속열차가 정차하지 않는 소규모 역사를 비교시설로 선정했기 때문으로 분석됐다. 즉 비교 대상부터 잘못된 것이다.

여기에 구 포항역의 특수성도 반영하지 않았던 것으로 드러났다. 구 포항역 주차장 주변 이면도로의 주차 수요와 도심지에 위치한 구 포항역 이용객의 높은 대중교통 이용률을 누락해 주차수요를 과소 추정했다.

국토교통부 산하기관인 철도공단은 철도 건설 및 시설관리 전문 조직으로, 신규 포항역사 건설을 도맡아 수행한 바 있다.

문제투성이 수요 예측은 개통 10년 차를 맞이하는 포항역에 '주차 지옥'이라는 결과를 가져왔다. 실제로 포항시 용역에서 나온 1일 주차수요는 924대로, 이는 공단의 수요예측보다 12배나 많다.

이를 반영하듯 최근 SRT가 개통하며 더욱 붐비고 있는 포항역은 인근 불법 주정차는 물론, 열차 승하차 시간에 한꺼번에 몰리는 차량들로 몸살을 앓고 있다.

주차공간이 확보되지 않는다면 주차난은 앞으로 더 심각해질 것으로도 나타났다. 현재 924대인 주차수요는 오는 2031년에는 1천8대로 증가할 것으로 예측됐기 때문이다.

포항시는 이번 용역 결과를 바탕으로 신규 주차장 조성 사업을 위해 관련 기관과의 협의를 서두른다는 방침이다.

권용구 포항시 교통지원과장은 "철도공단, 국토교통부, 국회의원 등과 용역 결과를 공유하고 신규 주차장 건설을 위한 원만한 협의를 끌어낼 생각"이라고 했다.

 

글·사진=전준혁기자 jjh@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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