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9일 의료대란 분수령 된다

  • 강승규,박지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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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4-02-27 18:25  |  수정 2024-03-13 15:49  |  발행일 2024-02-28 제1면
전공의 대신 진료 보는 전임의 계약 만료
정부, 연일 전공의 복귀 마지노선 통보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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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공의 집단행동이 장기화 되고 있는 27일 대구 중구 한 대학병원에서 의료진이 환자를 진료하고 있다.이윤호기자 yoonhohi@yeongnam.com

29일이 전공의 업무중단에 따른 의료대란 사태의 분수령이 될 것으로 보인다. 이날은 정부가 전공의 복귀 마지노선을 통보한 시점인데다, 전공의를 대신해 병원 현장을 지키고 있는 전임의(펠로)의 계약 만료일이다.


전공의들이 복귀하지 않고 전임의들도 재계약을 체결하지 않는다면 이번 사태는 겉잡을 수 없는 파국으로 치달을 수 있다. 반면, 전공의들이 복귀하고 전임의들이 재계약한다면 정부와의 대화에 물꼬를 터 봉합의 수순을 밟을 수 있다.


27일 계명대 동산병원에 따르면 동산병원 본원 소속 의사는 총 427명이다. 이 중 인턴 47명, 레지던트 135명 등 전공의가 182명이고, 전임의는 14명이다. 나머지 231명은 전문의와 대학 겸직 교수, 임상의 등이다.


앞서 동산병원 전공의 173명은 집단 사직한 상태다. 현재 근무 중인 전임의 14명 중 상당수는 29일 계약 종료 이후 임상 진료 교수나 개원의 등으로 빠져나갈 것으로 보인다. 이들의 빈 자리는 새로운 전임의들이 맡아야 하는데, 3월1일 임용 예정인 예비 전임의 상당수가 임용 포기를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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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과 대학 정원 증원 반대로 전공의 사직이 시작된지 8일째인 27일 대구의 한 대학병원을 방문한 시민들이 오후 외래 진료 접수를 위해 대기하고 있다. 박지현 기자 lozpjh@yeongnam.com

전공의들이 대거 사직한 상태에서 전임의마저 임용을 포기하는 분위기는 지역 다른 대학병원들도 비슷한 것으로 전해졌다.

 

대구 A 대학병원 관계자는 "대학병원은 너나할 것 없이 남은 의료진과 간호사들이 고군분투하고 있다"며 "전임의 이탈이 현실화되면 남은 전문의의 '번 아웃'(극도의 피로와 의욕 상실)은 심화할 것"이라고 우려했다.


한덕수 국무총리는 27일에도 "29일까지 전공의들이 병원으로 돌아온다면 아무런 책임도 묻지 않을 것"이라며 복귀를 거듭 촉구했다. 윤석열 대통령도 이날 주재한 제6회 중앙지방협력회의에서 "국민이 아플 때 제때, 제대로 된 치료를 받지 못한다면 국가가 헌법적 책무를 다하지 못하는 것"이라며 물러설 뜻이 없음을 밝혔다.


다만, 정부는 일부 병원에서 전공의들이 복귀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했다. 박민수 복지부 제2차관은 "복귀 사실을 확인하는 것이 쉽지 않아 정확한 통계를 집계하긴 어렵지만, 일부 병원에선 전공의들이 꽤 복귀하고 있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정부와 의사들 간 '강대 강 대치'가 이어지는 가운데 서울대 의대 교수협의회 비상대책위원회와 전국 40개 의과대학 학장이 중재를 시도하고 있어 29일을 기점으로 어떤 결과가 나올지 귀추가 주목된다. 

 

강승규기자 kang@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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