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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불어민주당 고민정 의원이 27일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에서 최고위원직 사퇴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
더불어민주당이 27일 총선 공천의 최대 뇌관이었던 임종석 전 대통령비서실장을 경선 배제(컷오프) 하면서 내홍이 격화되고 있다. 민주당 전략공천관리위원회는 이날 오전 회의를 열어 임 전 실장이 공천을 신청한 서울 중·성동갑을 전략 지역으로 지정하고 전현희 전 국민권익위원장을 후보로 결정했다.
결국 임 전 실장은 여야의 총선 정국을 달군 '윤석열 정부 탄생 책임론'과 '86그룹 청산론'의 벽을 넘지 못한 셈이다. 정치권은 당 주도권을 쥔 친명(친이재명)계가 임 전 실장의 원내 입성 시 당 역학 구도 변화를 우려, 컷 오프한 것으로 보고 있다. 임 전 실장이 이미 재선한 바 있는 서울 중·성동갑에서 공천받아 3선 고지에 오른다면 단숨에 비명계의 구심점 역할을 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 대표를 중심으로 차기 대선을 준비 중인 친명계가 중량감 있는 경쟁자(임 전 실장) 등장을 원천 봉쇄한 셈이다. 임 전 실장은 28일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정확한 입장을 밝히기로 했다.
비명계의 실력행사도 본격화하고 있다. 지난 26일부터 최고위원회의에 불참했던 고민정 최고위원은 이날 기자회견을 열고 최고위원 사퇴를 선언했다. 고 최고위원은 "지도부가 책임감을 갖고 불신을 거둬내고 지금의 갈등 국면을 잠재워야 한다고 생각했다"며 "그러나 제게 돌아온 답은 차라리 최고위원에서 물러나라는 답이었다"고 했다. 홍익표 원내대표도 하위 20% 평가 내용을 열람하게 해달라는 요구에 임혁백 공관위원장이 거부했다며 매우 유감이라고, 공개 저격하기도 했다. 이런 가운데, 하위 10%에 포함된 박영순 의원은 이재명 대표의 사당으로 전락한 민주당에서는 미래를 기대할 수 없다며, 이낙연 대표의 새로운 미래 합류를 선언했다.
비명계는 이번 공천을 '이재명 사당화'로 규정하고 대대적인 반발이 계속되고 있다. 결국 임 전 실장의 기자회견을 기점으로 민주당 내 공천 갈등이 분수령을 맞을 전망이다. 일각에서는 연쇄 탈당에 따른 사실상 분당 사태로 갈 수 있다는 관측도 내놓고 있다.
임호기자 tiger35@yeongnam.com

임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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