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향 인사를 찾아서] '의성 출신' 양재곤 재경대구경북시도민회장 "고향 대구경북은 역사의 변곡점마다 시대 선도한 보수의 심장"

  • 김은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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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4-03-06 08:53  |  수정 2024-03-06 08:53  |  발행일 2024-03-06 제25면
토지 구입·시행·시공·분양·회계…
모두 자체 해결 40여년 외길 건축인
지명서 따온 '회사名' 남다른 애향심
2022년 재경대경시도민회장 취임
'나라사랑 인문학 강좌'·장학금 등
출향인 의식·단합·지역가치 제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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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재곤 재경대구경북시도민회장은 수도권에 거주하는 대구경북 출향인들이 단합해 보수의 성지, 대구경북의 기치를 드높이겠다고 강조했다.

"어린 시절 제 고향은 낙후된 오지였어요. 그 무렵 저는 친구들과 인민군이 버리고 간 탄피를 주워 엿을 바꿔 먹었죠. 때때로 사용하지 않은 총알도 주웠는데, 하마터면 목숨을 잃을 뻔한 적도 많았어요." 양재곤 재경대구경북시도민회장(다성건설 회장)은 고향 의성에서 보낸 행복했던 기억을 끄집어냈다. 봄이 오면 뒷산에 흐드러지게 핀 진달래, 아카시아를 따먹던 기억을 비롯해 미제 트럭의 배기통에 대롱대롱 매달려서 휘발유 냄새 가득한 시커먼 연기를 맘껏 마시던 기억을 떠올렸다. 또 호롱불 아래서 책을 읽고 나면 다음 날 아침 온 얼굴이 새카맣게 변해버렸던 추억도 떠올렸다. 양 회장은 "고향에서 보낸 어린 시절은 한편의 흑백영화처럼 아득하고 애잔한 내 인생의 한 페이지"라고 말했다.

◆ 40여 년 외길 '종합 건축인'

양 회장은 40여 년 외길을 걸어온 건축인이다. 그가 운영하는 '다성건설'은 서울 강동구를 중심으로 활동하며, 아파트·오피스텔·상가 등을 신축하거나 재건축하는 일을 한다. 그가 직접 지었다는 사업체 이름에도 고향 사랑의 마음이 담겨 있다. 그는 고향 '의성군 다인면'에서 각각 한 글자씩 차용해 '다성건설' 이름을 지었다.

건축 현장에서 양 회장은 도면부터 건축까지 전 과정을 촘촘하게 챙기는 것으로 유명하다. 자신만의 경영원칙도 고집하고 있다. 토지 구입부터 시행, 시공, 분양, 세무회계까지 모든 것을 자체적으로 해결하고, 빚을 지지 않는다는 것. 그 결과 요즘처럼 어려운 시국에도 다성건설은 내실 있고, 규모 있는 알짜기업으로 성장했다.

직원 대다수가 10년~30년의 장기근속자들로 채워진 것도 이채롭다. 최근 부동산 급락과 불경기 등으로 전국의 건설사들이 구조조정을 하는 것에 비하면 그의 사업체는 한 명의 낙오자 없이 지나고 있다. 양 회장은 "지연, 학연, 혈연을 의식하지 않고 욕심 없이 운영하다 보니 여기까지 오게 됐다. '잡철이 단련되어 보검이 되고, 심곡의 난초는 홀로 핀다'를 좌우명으로 직원들과 합심해 일하다 보니 하늘이 도와준 듯하다"고 했다.

◆ '나라사랑 인문학 강좌' 개설

그는 2022년 12월 대구경북 출향인들을 대표하는 '재경대구경북시도민회장'에 취임했다. 수도권에 거주하는 출향인의 유대와 친목 그리고 올바른 역사의식을 위한 활동에 주안점을 두고 활발한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재임 중 특별히 '나라사랑 인문학 강좌'를 신설해 회원들에게 반향을 일으키고 있다. 양 회장은 "보수우파의 본진이라는 대구경북 시도민회 회원들이 상호 친목을 넘어 나라를 위해 나비의 날갯짓이라도 해야 할 것 같아서 시사 강좌를 개설하게 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동안 나라사랑 강좌에는 김문수, 우동기, 정재호, 허화평, 고영주, 고성국, 서정욱, 장예찬, 류석춘 등 다양한 이들이 다녀갔다. 매회 200명이 넘는 회원들이 참여해 후끈 달아오른 열기를 보여줬다.

시도민회는 또 임원진 100여 명과 국립현충원 참배로 한 해를 시작한 것을 비롯해 대대적인 고향 방문, 광복절 78주년 기념 걷기대회, 재경 25개 시군 체육대회, 영호남 화합의 한마당 등 다양한 행사를 개최했다. 구미의 박정희 대통령 생가와 칠곡군 다부동 전적지 방문 등 나라의 소중함과 애국심을 고취 시키는 활동도 빠트리지 않았다.

◆ 수도권 재학, TK 출신 대학생에게 장학금 지급

지방소멸이 국가적 과제로 떠올랐다. 대구 237만, 경북 260만명으로 대구경북의 인구도 줄어드는 추세다. 경북지역은 전국에서 가장 많은 16개 지자체가 전국 89곳의 인구감소지역에 포함됐다. 특히 그가 태어난 의성군은 '지방소멸 위험지수 전국 1위'의 불명예를 가지고 있다. 의성군은 태어나는 아기 수보다 사망하는 사람이 많은 '데드 크로스 현상'이 가속화하면서 2022년 사망자가 출생자를 6배 앞질렀다.

"인구가 없는데 어떻게 국가의 백년대계를 장담할 수 있을까요. 정부가 지방소멸에 대한 대책으로 꾸준한 노력을 하고 있지만 성과를 장담하기 어려운 만큼 활발한 이민정책 등으로 지방과 농촌인구를 대체해야 할 것"이라고 했다. 그는 "지금까지 200조원을 투입했지만 성과가 저조한 '저출산 대책위' 같은 곳에 국가 예산을 쓰지 말고, 부모의 부담을 줄이기 위해서라도 사교육 철폐와 함께 아이가 성장할 때까지 국가가 책임지는 '공적시스템'을 활성화하는 것이 급선무"라고 제안했다.

이런 맥락에서 재경시도민회는 대구경북 젊은이들의 경제적 부담을 줄이기 위한 사업도 함께 운영하고 있다. 양 회장은 "수도권 대학에 재학 중인 대구경북의 대학생을 선발해 장학금을 지급하고 있다. 우리 지역의 학생들이 경제적 부담을 덜고 학업에 열중할 수 있기를 바라는 마음에서 운영하는 사업"이라고 강조했다.

◆ 대구경북은 '보수의 성지'

양 회장은 평소 '애국가' 사랑이 유별나다. '이 기상과 이 맘으로 충성을 다하여 괴로우나 즐거우나 나라 사랑하세'라는 애국가 4절을 틈날 때마다 부른다. 그가 대표로 있는 조직이나 단체의 행사에서도 애국가 4절 제창이 필수다.

"어릴 때 국기 하강식에서 애국가가 울려 퍼지면 나도 모르게 눈물이 났습니다. 우리 모두에게 본인의 부모 형제가 소중하듯 국가 또한 우리에게 너무나 소중한 존재일 것입니다. 우리 국민들이 애국가 4절의 가사 만큼은 꼭 새겼으면 하는 마음에서 자주 애창합니다."

대구경북은 지난 역사에서 중요한 변곡점마다 저력을 발휘해왔다. 국가적 위기에는 항상 대구경북이 위기의 중심에 있었으며, 강인한 정신력과 몸을 사리지 않는 희생정신으로 시대를 선도하는 활동을 펼쳐온 것이다. 양 회장은 보수의 심장, 대구경북이 다가오는 총선에서 다시 한번 제 역할을 할 수 있기를 기대했다.

"원래 정치는 정치인이 해야 하고, 일반 국민은 정치에 대한 지나친 관심보다 생업에 전념하는 것이 바람직한 사회의 모습일 거예요. 하지만 작금의 상황은 국민들이 안분지족하고 편안히 지낼 만큼 정치적 안정시대가 아니에요. 70평생 살아온 어느 해보다도 혼란스럽고 국민이 국가의 존망을 걱정해야 하는 위기의 순간인 만큼 이번 총선에서 유권자들이 올바른 선택을 할 수 있기를 바랍니다."

글·사진=김은경기자 enigma@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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