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걸어 다닐 수 있을 때까지 봉사하고 싶다"

  • 김태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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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4-03-20 08:27  |  수정 2024-03-20 08:27  |  발행일 2024-03-20 제22면
'대구시 자랑스러운 시민상' 대상
미용실 운영 이은순 명장회 회장
기록된 봉사 시간만 4182시간 돌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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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은순 대구시 명장회 회장은 '제47회 대구시 자랑스러운 시민상' 대상을 받았다.

"걸어 다닐 수 있을 때까지 제 기술로 봉사활동을 하고 싶습니다."

지난 14일 오후 2시 대구 서구 내당동 한 미용실에서 만난 이은순 대구시 명장회 회장의 목소리에선 봉사를 향한 강한 의지가 느껴졌다. 이 회장은 1987년 내당4동에 2평 남짓한 미용실을 개업한 후 꾸준히 무료 미용 봉사활동을 펼쳐왔다. 기록된 봉사 시간만 4천182시간. 이 회장은 "기록되지 않는 봉사 시간까지 합하면 8천 시간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 회장은 봉사를 하는 이유로 '보람'을 꼽았다. 그는 "미용실을 개업할 당시 주변에 거동이 불편하거나 비용 때문에 오지 못하는 분들이 많았다. 이들을 위해 무료 이발 봉사를 시작했다"면서 "이발 후 거울을 보며 좋아하는 분들의 웃음 짓는 얼굴을 보며 보람을 느껴 봉사활동을 계속 이어오고 있다"고 말했다.

봉사 무대는 지역을 가리지 않는다. 1987년 대구 지역 내 홀몸 어르신, 보육 시설 등 취약계층 대상 무료 이발 봉사를 시작으로 2013년엔 전남 고흥 소록도 병원에 입원한 어르신들을 위해 이발을 해드렸다. 2017년부턴 베트남, 우즈베키스탄 등 해외에서 미용 봉사를 펼치며 국제기술교류도 확장하고 있다. 최근에는 학교밖 청소년들에게 기술을 전수하고 있다.

이러한 공로를 인정받아 이 회장은 지난달 21일 대구시민의 날을 맞아 '제47회 자랑스러운 시민상 대상'을 받았다. 미용업 종사자 중 대상 수상은 처음이다. 이 회장은 "함께 봉사에 참여한 명장회 회원, 지역 기능인, 지자체 지원 등이 없었다면 받지 못했을 것"이라며 쑥스러운 웃음을 지었다.

서구는 2022년부터 66개 이·미용업소의 노후화된 시설개선을 지원했다. 최근엔 미용가위, 보자기 등 물품을 지원했다. 이 회장은 "서구에서 적극 지원해준 덕분에 더 많은 분들과 봉사를 할 수 있었다. 지원을 받은 만큼 더 열심히 봉사하겠다"고 말했다.

글·사진=김태강기자 tk11633@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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