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권·부산만 중요한가…'TK의 힘' 외치면서도 청사진 개발은 외면하는 與

  • 서정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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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4-03-24 18:33  |  수정 2024-03-24 18:36  |  발행일 2024-03-25 제1면
여야 모두 TK 미래 비전 제시하지 않아 '표피적'
달빛철도 등 기존 정책 말만 바꿔 교묘히 짜집기
수도권, 부산은 달라...어젠다 제시해 표심 공략

'대구경북(TK) 발전의 청사진이 보이지 않는다.'


제22대 총선을 맞아 TK 공약이 전혀 주목을 받지 못하고 있다. 여야 모두 TK의 미래에 대한 비전을 제대로 제시하지 못한 탓이다. 


특히 여당인 국민의힘은 'TK의 힘'을 강조하면서도 정작 어젠다 개발에는 소홀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정치적 메시지에만 치중해 TK 민생 문제를 외면하는 꼴이다.


실제 국민의힘 정책 공약집에 따르면 TK 핵심 공약은 대부분 도로, 철도 등 SOC 건설에 쏠려 있다. 기존에 거론됐던 정책을 말만 교묘히 바꿔서 짜집기했다는 인상을 준다.


대구의 경우, 1번 공약이 '동서화합 미래의 대구:신남부 광역경제권 구축'이다. 이미 국회를 통과한 달빛철도 특별법을 단순히 소개하는데 그쳤다. 특별법 통과에 따른 후속 정책에 대한 고민이 전혀 없다. 특별법 보완에 대한 고민도 담기지 않았다.


경북 공약 역시 사정은 마찬가지다. 1번 공약으로 '신공항시대 새로운 성장판을 뒷받침하는 사통팔당 교통망 구축'을 내세웠다. 기존 경북도에서 추진하는 신공항 교통망 정책을 언급하는데 그쳤다.


한동훈 비대위원장이 TK를 방문한 지난 21일 국민의힘이 배포한 자료에도 눈에 띄는 지역 공약이 없다. 공천 과정에서 TK를 '가두리 양식장의 물고기' 취급하는 모습이 공약 개발에도 드러났다는 비판도 나온다.


민주당도 비슷하다. 대학 서열화 완화로 서울대 10개 만들기, 지역대표 전략산업·지역혁신을 주도하는 스타트업 육성 등 기존에 언급됐던 정책이 상당수다. 정책을 뒷받침할 구체적인 내용이나, 어젠다는 찾아볼 수 없다.


여야의 공약 행보는 수도권과 부산에 맞춰져 있다. 수도권과 부산의 낙동강 벨트를 승부처로 삼으면서 유권자의 표심을 잡기 위한 공약을 적극 내놓고 있다.


당장 국민의힘 부산시당은 24일 '글로벌 허브 도시 부산 조성'에 관한 특별법을 주요 공약으로 내놨다. 부산을 남부권의 거점도시로 키우기 위해 획기적인 규제 혁신과 특례 부여 등의 내용을 담고 있다. 디지털 첨단융복합 산업을 육성해 새로운 먹거리를 찾고 금융 특구 지정 등 글로벌 금융중심지를 조성하는 계획도 포함됐다.


'수도권 30분 이동 시대' 등 교통 인프라 공약도 사실상 수도권을 조준한다. 이런 교통망 공약은 수도권 과밀화를 부추긴다는 점에서 '지방시대'에 역행하지만, 국민의힘이나 민주당은 아랑곳하지 않는다.


국민의힘 대구시당이나 경북도당 역시 무기력하기 짝이 없다. 대구시·경북도당이 주도적으로 나서도 모자랄 판인 데도 공약이나 정책 개발에 생각이 없는 듯하다.


한 정치권 인사는 "여당에서 발표한 기업은행 본점 대구 이전이 그나마 눈에 띈다. 나머지는 헛구호에 불과하다"고 지적했다. 이어 "공약 발표 전 TK에 필요한 것이 무엇인지에 대해 지역과 충분한 논의를 거치는 과정이 필요하다. 여야가 그런 작업을 했는지 의문"이라고 했다. 

 

서정혁기자 seo1900@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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