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명인 사칭 경제 범죄 '주의보'…사칭 후 메신저로 이동하도록 유도

  • 정지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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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4-04-05 15:51  |  수정 2024-04-05 15:52  |  발행일 2024-04-05
지난해 페이스북에서 시작돼 유튜브, 카카오톡 등으로 번져
경기남부청 사이버범죄수사대 186억원 편취한 일당 붙잡아
유명인 100명 '사칭 온라인 피싱 범죄' 해결 위한 공동행동 나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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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티이미지뱅크.

#최근 직장인 A씨는 유명인 관련 게시글을 발견했다. 해당 게시글에는 "함께 금융 공부, 주식 공부해서 노후 준비하고 부자 되실 분들. 다양한 프로그램이 준비돼 있다"고 적혀있었다. 이후 며칠 뒤에도 동일 유명인 관련 '주식 투자방'을 운영 중이라는 글을 볼 수 있었다. A씨는 처음에는 믿지 않았지만 계속해서 보자 의심이 들었다고 했다. 직장인 A씨는 "온라인상에서 유명 연예인이 믿고 투자했다는 식의 내용이 담긴 영상들을 자주 봤다. 처음에는 아니라고 생각했지만, 계속해서 보다 보니 진짜일 수 도 있겠다는 생각도 들었다"면서 "유명 연예인, 투자 전문가 등을 사칭한 범죄에 대한 대책이 필요하다"고 했다.

#지난 2일 페이스북에 경제 전문가, 주식 전문가 등의 이름을 검색하자 다양한 페이지들을 확인할 수 있었다. 유명인을 사칭한 페이지 프로필에는 전문가의 사진과 함께 소개 글이 적혀 있었다. 게시글에는 주식 관련 정보를 제공하는 방 등 경제 관련 강의실을 만들었다는 내용이 주를 이뤘다. 카카오톡, 텔레그램 등 메신저로 이동할 수 있는 링크와 함께 참여자를 모집하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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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이스북 등에서 유명인을 사칭한 게시글을 쉽게 발견할 수 있다. 인터넷 캡쳐

온라인상 유명인 사칭 범죄 주의보가 내려졌다. 지난해 페이스북에서부터 시작된 유명인 사칭 범죄의 경우 유튜브, 카카오톡, 네이버 밴드 등 다양한 플랫폼을 통해 계속해서 늘어나고 있다.

지난 3일 경기남부청 사이버범죄수사대는 유명인을 사칭해 투자 유도 후 186억원을 편취 한 일당을 붙잡았다. 이들은 지난해 8월부터 10월까지 SNS 등에 유명 투자전문가를 사칭해 무료 주식 강의를 해준다는 광고를 올리는 방식으로 피해자를 유인했다. 강의에 참여한 피해자들을 메신저로 끌어들인 뒤 '고수익 보장' 등 투자를 유도했다. 피해자들은 4천만원에서 10억 원까지 피해를 본 것으로 알려졌다.

직장인 이모(36)씨는 "언제부터인가 유명인들이 직접 운영 중이라며 고수익을 보장한다는 게시글을 자주 봤다"면서 "사칭이라는 것을 알지만 어린 친구들이나 연세 있으신 분들은 쉽게 넘어갈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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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명인 사칭 온라인 피싱범죄 해결 촉구를 위한 기자회견에서 김미경 강사가 성명서를 낭독하고 있다. 왼쪽부터 개그맨 황현희, 존리 전 메리츠자산운용 대표, 김미경 강사, 개그우먼 송은이, 주진형 전 한화투자증권 대표, 한상준 변호사.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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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이버 '사칭 피해 신고 창구' 운영. <네이버 제공>

이처럼 유명인 사칭방 기승에 피해를 당한 유명인 100여 명은 '사칭 온라인 피싱 범죄' 해결을 위한 공동행동에 나서기도 했다. 이들은 기자회견을 열어 온라인 피싱 범죄의 심각성을 알리고 플랫폼 기업과 정부의 해결 노력을 촉구하는 성명을 발표했다. 이들은 "명예 실추도 억울한 일이지만 유명인을 사칭한 온라인 피싱 범죄로 더 이상의 피해자가 생기는 것만은 막아야 한다는 절박한 심정"이라고 했다.

플랫폼들도 유명인 사칭 피해 예방 관련 대책을 마련 중이다. 네이버의 경우 게시물 신고센터에 '사칭 피해 신고 창구'를 운영 중이다. 기존에도 사칭 관련 신고가 가능했지만 신고 편의성을 높이기 위해 눈에 잘 띄게 배치했다. 네이버 관계자는 "지난해부터 네이버 밴드에서 사칭 관련 기준을 명문화하고 24시간 집중 모니터링하는 등 자정 노력을 해왔다"고 했다.

정지윤기자 yooni@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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