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17세기 경북 청도에 살았던 남성의 비밀?

  • 임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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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4-04-09 15:44  |  수정 2024-04-09 18:39  |  발행일 2024-04-10 제19면
경북 청도 고성이씨 문중 묘 이장 때 발견된 출토복식류
국립대구박물관, 7년간 연구성과 담은 보고서 발간
무덤 주인은 청도 이서면 수야리에 살았던 이징으로 밝혀져
이징의 생물학적 삶과 정보·장례문화 등 보고서에 담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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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립대구박물관 소장품조사연구8, 경상북도 청도군 고성이씨 이징 묘 출토복식' 보고서. <문화체육관광부 제공>

국립대구박물관이 16~17세기 출토복식 연구성과와 당시의 사회상을 담은 '국립대구박물관 소장품조사연구8, 경상북도 청도군 고성이씨 이징 묘 출토복식' 보고서를 발간했다.

이번 보고서는 박물관이 경북 청도 고성이씨의 문중 묘 이장 때 발견된 출토복식류 117점을 2015년 기증받아 2022년까지 약 7년에 걸쳐 기증품 전체에 대한 보존처리를 국립중앙박물관과 함께 수행한 데 따른 결과물이다. 보고서는 출토복식류 현장 수습 과정부터 과학적 분석 및 보존처리 결과까지 전 과정과 출토유물의 상세한 설명을 담았다.

묵서
묘주(묘의 주인공)에 대해 기록한 묵서. '조선국 경상좌도 청도군 북쪽의 수야리에 거주하는 경진년생 이징은 임오년 11월 초6일 임신일에 사망하였습니다. 아울러 일곱 염라대왕 왕으로 보내드리오니 동생, 처자, 먼 친척, 가까운 친척 옛 친척들 사이에 영원히 비난하는 일이 없길 바랍니다'라고 적혀 있다.<문화체육관광부 제공>


특히 무덤 주인(묘주)에 대한 내용이 적힌 묵서가 발견돼 주목을 받았다. 묘주가 입었던 의복류의 수습과정에서 발견된 묵서에는 묘주의 이름과 거주지, 생몰년 등이 적혀 있었다. 묵서에 따르면 묘주는 이징(1580~1642)으로 현재의 경북 청도군 이서면 수야리에 살았다.

보고서에는 출토유물과 관련한 다양한 분야의 연구 논고 5편도 함께 수록됐다. 이 중 '이징 묘 출토 의복류의 구성과 특징'은 서울대 법의학팀 해부학 교실에서 진행한 출토 복식의 해포와 수습 과정 관련 영상을 토대로 당시 염습에 사용된 의복의 종류와 착장 순서를 비롯한 장례문화를 잘 보여준다. 또한, '이징 묘 출토 지류 보존처리 연구'에서는 출토된 묵서 및 지류 뭉치의 섬유 종류를 분석해 당시의 종이가 닥나무 섬유였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사진3-1
이징 묘에서 나온 남자 저고리. 겉감은 견, 안감은 면포와 견면 교직물이며 솜을 넣고 누빈 것으로 확인됐다. <문화체육관광부 제공>


'이징 묘 출토 목제 치관제구 재질 분석'에서는 목제 치관제구(장례에 사용하는 용품 및 장비)인 목곽, 목관, 칠성판, 운삽(발인할 때 영구의 앞뒤에 세우고 가는 널판) 제작에 소나무가 사용되었음을 밝힐 수 있었다. '이징 묘에서 발견된 미라에 대한 생물고고학적 분석'에서는 서울대 의과대학에서 실시한 CT촬영, 안정성동위원소 등 생물고고학적 분석을 통해 묘주의 생물학적 삶과 관련한 정보를 밝혀냈다. 묘주는 조선시대 일반 남성보다 키가 크고 영양상태는 양호했고, 이소폐흡충증을 앓았으며, 헬리코박터균에 감염되었음을 확인했다.

보고서는 국립대구박물관 홈페이지 일반자료실에서 누구나 내려받아 이용할 수 있다.

임훈기자 hoony@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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