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 핫 토픽] 푸바오를 사랑하는 법

  • 정지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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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4-04-19 07:00  |  수정 2024-04-19 07:04  |  발행일 2024-04-19 제2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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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이언트 판다 '푸바오'. 〈삼성물산 리조트부문 제공〉

2020년 7월20일 국내 첫 자연 번식 자이언트 판다 '푸바오'가 태어났다. 푸바오는 '행복을 주는 보물'이라는 이름처럼 많은 국내외 팬들에게 기쁨을 선사했다.

지난 3일 멸종 위기종인 푸바오는 보전 협약에 따라 중국으로 반환됐다. 중국으로 옮겨지는 날에는 수많은 팬이 에버랜드를 찾아 푸바오가 떠나는 길을 배웅해줬다. 푸바오는 사육사들과 남다른 관계성을 보이며 많은 사람에게 사랑을 받았다. 강철원 사육사와 팔짱을 끼고 데이트하는 영상은 조회수 2천400만회를 넘어서기도 했다. 온라인상에서는 남편과 사별 후 잠을 잘못 자던 A씨가 푸바오 영상을 본 후 마음이 편해져 불면을 극복했다는 일화, 푸바오를 만나고 나서 시험관 수술에 성공했다는 사연 등도 화제가 되고 있다.

푸바오가 떠난 후에도 관심은 계속해서 이어지고 있다. 지난 8일 서울시가 운영하는 시민참여 플랫폼 '상상대로 서울'에는 "중국 반환된 판다 푸바오를 서울시대공원에서 관람할 수 있게 배려 부탁합니다"라는 시민 제안이 올라왔다. 여행사에서는 푸바오 관련 상품을 출시 중이다.

그러나 푸바오를 향한 과한 애정으로 눈살을 찌푸리게 만드는 사례들도 발생하고 있다. 지난 16일 중국 소셜미디어 웨이보에는 푸바오의 모습을 촬영한 사진과 영상이 공유됐다. 사진에는 '오후 2시26분, 푸바오가 격리실 외부로 나왔다'는 문구가 함께 달렸다. 해당 사진들은 대부분 몰래 촬영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14일에도 온라인 커뮤니티에 푸바오의 영상과 사진이 공개됐다. 사육사가 푸바오에게 사과를 몇 개 주는지, 푸바오의 배변량은 어떤지, 사육사에게 학대당하지 않는지 등을 확인해 공유했다.

이러한 행동에 온라인상에서는 "푸바오 소식을 알려줘서 감사하다"와 "사육사에 대한 과도한 감시이며 푸바오 안정에 도움 되지 않는다"는 갑론을박이 나오고 있다.

최근 서울대공원 동물원은 '상상대로 서울'에 오른 민원에 대해 "서울대공원도 국내에서 많은 사랑을 받았던 푸바오가 중국으로 돌아감에 따라 많은 시민이 마음 아파하시는 점에 대해 충분히 공감하고 있다"면서 "그러나 푸바오의 입장에서 한 번 더 생각해 봤을 때, 푸바오가 앞으로 지내게 될 중국 내 환경에 잘 적응해 행복하게 살기를 기원하는 마음"이라고 답변했다.

푸바오를 사랑한다면 앞으로 환경에 잘 적응하기 바라는 마음만으로도 충분하지 않을까.

정지윤기자 yooni@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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