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동훈의 '마이웨이(?)', 윤 대통령과 미묘한 거리두기

  • 임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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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4-04-22 19:00  |  수정 2024-04-23 08:43  |  발행일 2024-04-23 제3면
대통령실 오찬 회동 거절, '윤-한 갈등' 연장 해석도
한, 총선 과정에서 대통령실과 현안 놓고 다른 시각
SNS에 "잘못 바로잡으려는 노력은 배신 아닌 용기"
당분간 현실 정치와 거리 두고 재충전 시간 관측도
한동훈
국민의힘 한동훈 비대위원장 영남일보DB
[포토뉴스]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달 4일 대구 엑스코에서 열린 '팔공산 국립공원 승격 기념식'에서 축사를 하고 있다.박지현기자 lozpjh@yeongnam.com

한동훈 전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윤석열 대통령과 미묘한 거리 두기에 나서면서 '정치적 마이웨이'를 모색하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윤 대통령이 '한동훈 비대위' 소속 인사들에게 22일 오찬 회동을 제안했으나 한 전 위원장은 건강상 이유로 거절했다. 윤 대통령과 '한동훈 비대위' 인사들의 오찬 회동은 당분간 성사되기 어렵게 됐다.

국민의힘에선 총선 기간 수면 아래 가라앉아 있던 '윤·한 갈등'이 표면 위로 부상하는 것 아니냐는 해석이 나온다. 한 전 위원장은 총선 기간 여러 현안을 두고 대통령실과 다른 목소리를 내왔다. 특히 김건희 여사 명품 백 수수 의혹과 관련해 김 여사의 사과가 필요하다는 취지의 발언을 하자, 윤 대통령이 한 전 위원장에 대한 지지를 철회했다는 이야기까지 나왔다.

서천 화재 현장에서 두 사람이 만나며 1차 윤·한 갈등은 봉합되는 듯했지만 이종섭 전 호주대사 임명, 황상무 전 시민사회수석 회칼 테러 발언 논란으로 국민의힘 지지율이 하락하자 갈등이 다시 불거졌다. 한 전 위원장은 두 사람을 사퇴시키라고 요구했고, 대통령실은 거부 의사를 보였다. 여론 압박에 두 사람이 모두 사퇴했으나, '윤·한 갈등'은 해소되지 않은 채 총선이 끝났다. 이 때문에 대통령실의 '한동훈 비대위' 오찬 제안과 한 전 위원장의 거절이 2차 윤·한 갈등의 연장이란 해석도 나오고 있다.

한 전 위원장은 지난 20일 자신의 SNS에 "정치인이 배신하지 않아야 할 대상은 여러분, 국민뿐. 잘못을 바로잡으려는 노력은 배신이 아니라 용기"라고 적었다. 한 위원장이 '국민'을 강조한 것이 윤 대통령과의 차별화 전략이란 분석도 있다. 최근 '윤 대통령을 배신했다'는 취지로 자신을 비판한 홍준표 대구시장을 겨냥해 반박하는 형식이었지만, 총선 과정에서 대통령실을 압박할 때 언급했던 '국민'을 강조한 점이 주목된다.

당내에선 한 전 위원장이 당분간 현실정치와는 거리를 두고, 재충전의 시간을 가질 것으로 관측이 지배적이다.
김경율 전 비대위원은 CBS 라디오에서 "(한 전 위원장은)시간상으로 본다면 한 1년여 정도의 시간이 필요하지 않나. 다만 본인의 목소리는 앞으로 계속 낼 필요가 있지 않나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일각에선 한 전 위원장이 차기 전당대회 출마보다 대권 도전을 통해 정치를 재개할 것으로 본다. 김용태(경기 포천·가평) 당선인은 YTN 라디오에서 "한 전 위원장의 언론 인터뷰를 보면 정치에 다시 돌아올 것만큼은 확인이 되는 것 같다"면서 "많은 분들이 좀 쉬어야 할 때라고 조언해서 아마 전당대회는 좀 지켜보지 않을까 추측한다"고 말했다.


임호기자 tiger35@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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