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린 이런 사업도 한다' 전혀 다른 영역에 도전한 대구 기업

  • 박종진
  • |
  • 입력 2024-05-06 15:37  |  수정 2024-05-06 15:41  |  발행일 2024-05-07 제3면
상신브레이크 결혼 정보회사 '듀오' 운영
신생공업 코모도 호텔, 화성산업 쇼핑몰
구영테크, 성안 첨단신산업 시장 진출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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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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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성산업 본사. 영남일보 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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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생공업 로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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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모도 호텔
상신브레이크
결혼해듀오
사유원
사유원 제공
기업들은 때로 과감하게 '모험적 선택'을 한다. 불확실성이 커질 때 새 먹거리를 찾아 나서거나, 영업이익을 극대화하기 위한 변신을 꾀한다. 사업 다각화로 리스크를 분산시키기도 한다. 이 과정에서 전혀 다른 영역에 진출, 사업 포트폴리오를 확장한다. 대구기업 중에도 이(異) 업종에 도전해 성공한 사례가 적잖다.

◆ 결혼정보업, 호텔업 운영하는 제조기업
대구 달성군에 본사를 둔 자동차부품 기업 '상신브레이크'는 국내 브레이크 패드 시장점유율 1위 업체다. '하드론', '하드론Z', '하겐', '하이큐' 등을 생산한다. 특히 하드론은 세라믹 재질을 적용, 부드러우면서도 강력한 제동력을 갖춘 제품으로 대중에 꽤 알려져 있다. 국내는 물론 해외에서도 상신 브레이크패드 제품은 인정을 받는다. 차 부품 업계에서 잔뼈가 굵은 상신브레이크의 계열사 중에는 결혼 정보 회사인 '듀오 정보'가 있다. 정성한 상신브레이크 사장이 1억원을 들여 1995년 2월 창업했다. 'DUO(개인사업자)'란 이름으로 시작한 듀오 정보는 1991년 1월 주식회사로 법인 전환했다. '결혼해 듀오'란 광고 카피로 유명하다. 결혼상담업·결혼정보제공업은 물론 데이테베이스업 등을 영위한다. 현재 서울, 부산, 대구를 비롯한 전국 주요 도시에 11개 지사를 운영 중이며 업계 매출은 1위다.

 


초경합금 공구 제조업체인 신생공업은 호텔업에 눈을 돌렸다. 1954년 5월 설립한 신생공업은 각종 정밀 금형 부품 소재, 단조 분말 금형 소재, 절삭 관련 소재, 광산 공구 소재 등을 생산한다. 계열사 '코모도 호텔'은 부산을 거점으로 경주, 포항에 지점을 두고 숙박 서비스를 제공한다. 부산 코모도 호텔은 동양식 건축물로, 대만 타이페이에 있는 '원산대반점'과 외양이 흡사해 눈길을 끈다. 코로나19 팬데믹 이전에는 일본인 관광객들이 선호하는 호텔로 많이 알려졌다. 코모도 호텔 지분율을 보면 신성용 신생공업 대표가 72.7%, 신생공업이 13.9%를 갖고 있다.

◆ 화성산업, 쇼핑몰 사업에 진출
대구의 대표 건설업체 화성산업<주>은 2013년 11월 쇼핑몰 사업을 위해 T커머스 업체를 차렸다. 2005년 T커머스 사업자로 선정된 이후 상품판매형 데이터 방송 채널사용사업 부문을 물적분할해 설립했다. 2015년 1월 스카이라이프에 데이터방송을 시작했고, 같은 해 7월 이마트가 유상증자에 참여하며 신세계그룹 계열회사에 편입됐다. 편입 이후 신세계티비쇼핑, 신세계라이브쇼핑으로 상호가 두 차례 변경됐다. 현재 화성산업은 신세계라이브쇼핑의 지분 22%를 확보하고 있다. 또한 지난해 KCGI자산운용(옛 메리츠자산운용)의 2대 주주로서 등극, 금융업에 진출했다. KCGI 자산운용은 운용자산 3조 원 규모의 국내 중견 종합자산운용사다. 이종원 화성산업 회장은 "회사를 더 성장시키고 미래 100년을 준비하기 위해 금융업에 투자했다"고 밝힌 바 있다.


지역 유통업체로는 유일하게 코스피에 상장돼있는 대구백화점은 일찌감치 금융시장에 진출했다. 옛 삼화상호신용금고를 인수, 대백상호신용금고란 이름의 저축은행을 1984년에 설립했다. 대백저축은행은 대구시와 경북도, 강원도를 연고로 한다. 대구백화점은 한때 가구 제조사업에도 손 댔다. 1986년 6월 대백가구를 설립해 운영했으나 현재는 청산한 상태다. 2007년 설립한 광고 대행사인 ISJ커뮤니케이션도 건재하다. 범어네거리 전광판을 비롯해 대구삼성라이온즈파크 매체 운영권을 갖고 있다.

◆ 군위 사유원 운영하는 태창철강
대구 군위군에 있는 수목원인 '사유원'은 포스코 협력사인 대구의 한 철강업체 소유다. 유재성 태창철강 회장이 15년간 공들여 가꿨다. 유 회장과 함께 건축가 승효상, 알바로 시자, 최욱, 조경가 정영선, 서예가 웨이량 등 각 분야의 전문가들이 참여했다. 사유원은 자연과 아름다운 건축물이 함께하는 사색의 공간으로 유명하다. 단순한 수목원이 아닌 자신을 돌아보고 깊이 생각하게 하는 '사유'의 정원으로 콘셉트를 잡았다. 최근 입소문이 나면서 사유원을 찾는 시민들이 많아졌다. 성서공단 내 본사 사옥과 정원 등에도 유 회장의 미적 감각이 잘 투영돼 있다. 기업체 사옥의 이미지를 확 바꿔놨다는 평이 나온다. 1995년에 세워진 이 건물을 보면 기하학적인 디자인에 압도된다. 입구엔 소나무와 백일홍이 가득 찬 한국형 정원이 자리잡고 있다.


대구의 중견 차부품업체 구영테크는 에너지 분야로 진출할 계획이다. 구영테크는 태양광 발전사업과 신재생에너지사업에서 지속가능한 성장을 찾고 있다. 지난해 대구 국가산단에 870억원을 투입, 전기차 부품 공장도 지었다.


섬유업체 성안은 지난 3월 주주총회를 통해 회사명을 '성안머티리얼즈'로 바꿨다. 사명 변경 명분은 '사업 다각화'다. 정관 사업목적에 전기차 핵심장비 '영구자석' 분야를 추가했다. 영구자석은 전기차 뿐만 아니라 전자통신, 로봇, 발전기 등 활용 폭이 넓다. 섬유제품 제조가공업에서 첨단소재 기업으로 새롭게 거듭나겠다는 의지를 내비친 것이다.


농기계 전문기업 '아세아텍'은 농업용 기기 제조에서 벗어나 비행 장치 정비 수리로 사업영역을 확대했다. 신재생에너지 사업 진출까지 염두에 두고 있다.


박종진기자 pjj@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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