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대 국회, 역대 최악 '입법 성적표' 받고도…해외 출장엔 힘 모았다

  • 임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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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4-05-07 15:30  |  수정 2024-05-07 15:32  |  발행일 2024-05-07
법안 처리율 21대 36.6%, 20대 37.9%, 19대 45.0%
與野, 입법처리 무관심하면서도 해외 출장엔 합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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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회 본회의장. 연합뉴스

21대 국회가 역대 최악의 '입법 성적표'를 받을 것으로 보인다.

7일 국회의안정보시스템에 따르면 2020년 5월부터 올해 5월까지 4년간 21대 국회에서 발의된 법안 2만5천830건 중 9천455건이 처리돼 법안 처리율이 36.60%에 그쳤기 때문이다. 여야가 정쟁만 되풀이하면서 국회 본연의 업무인 입법은 뒷전으로 밀렸다. 이런 가운데 여야 의원들은 21대 국회 임기 막판 해외 출장에는 뜻을 같이해 빈축을 사고 있다. 21대 국회는 오는 28일 마지막 본회의를 열어 다수의 법안을 처리한다 해도 20대 국회보다 저조한 법안 처리율을 기록할 가능성이 높다. 20대 국회에서 발의된 2만4천141건의 법안 중 1만5천2건이 임기 만료로 폐기됐다. 20대 국회 법안 처리율(철회 등 포함)은 37.9%로, 19대 국회의 45.0%보다 낮았다.

여야가 처리하기로 공감대까지 형성한 '고준위 방폐물 관리 특별법'(고준위방폐물법)은 여야 대치 속 표류하고 있다. 대형마트 휴무일을 주말에서 평일로 바꾸는 유통산업발전법 개정안은 산자위에 계류돼있고, 비대면 진료를 제도화하는 내용의 의료법 개정안은 지난해 8월 보건복지위원회 법안소위 심사 이후 논의에 진전이 없는 상태다. AI(인공지능) 산업 진흥과 규제 내용이 담긴 'AI 산업 육성 및 신뢰 기반 조성에 관한 법률안'과 현행 예금보험료율 한도(0.5%)의 적용 기한 연장을 골자로 한 예금자보호법 개정안도 소관 상임위에 계류돼있다. 불법 투자리딩방 등 신종사기 대응을 위한 사기방지기본법은 지난해 11월 국회 행정안전위원회를 통과했지만, 법사위에서 통과되지 못하고 있다.

여야 국회의원들은 입법처리에는 무관심하면서도 이달 29일 임기 만료를 앞두고는 앞다퉈 해외 출장에는 힘을 합치고 있다. 특히 해외 출장자 가운데 4·10 총선에서 낙천하거나 낙선한 의원들이 다수 이름을 올리면서 '배려성 출장', '말년 휴가' 아니냐는 지적도 함께 나온다.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에선 위원장인 민주당 소병훈 의원과 같은 당 어기구 의원이 지난달 25일부터 6박8일 일정으로 스위스와 오스트리아를 다녀왔다. 여성가족위원장인 민주당 권인숙 의원과 국민의힘 최연숙(복지·여가위원) 의원, 민주당 정춘숙(복지위원) 의원은 유엔 여성차별철폐위원회 방문을 위해 스위스 제네바 출장을 계획하고 있다.

한일의원연맹은 일본 도쿄에서 17∼18일 열리는 한일문화교류발전 행사 방문을 검토 중이다. 아시아인권의원연맹 소속 국민의힘 하태경, 개혁신당 양정숙, 자유통일당 황보승희 의원은 지난달 28일부터 6박 10일 일정으로 연맹 창설 20주년 기념 심포지엄 참석차 우루과이와 아르헨티나를 다녀왔다. 21대 국회 전반기 국회의장 출신인 박병석 의원 등은 각국 의회 의장을 면담하는 의원 외교 차원에서 지난 4일 일주일 일정으로 우즈베키스탄과 일본 순방길에 올랐다.

 

임호기자 tiger35@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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