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대구로에서] 축제와 바가지 요금

  • 홍석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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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4-05-08  |  수정 2024-05-08 07:05  |  발행일 2024-05-08 제26면
"며칠만에 한달 수익 가능해"
고질적인 축제 바가지 상혼
SNS 타고 지역 이미지 먹칠
결국엔 지역축제 고사시켜
지자체의 자세 전환 필요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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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석천 경북부장

#1. 지난해 모 방송사 여행 예능 프로그램에서 출연자가 경북의 한 전통시장을 찾았다가 전통 과자 한 봉지를 7만원에 강매당하는 장면이 그대로 방송됐다. 당시 지역 대표축제가 진행되던 시기라 대표적 '축제 바가지 요금'으로 국민의 공분을 샀다.

#2. 지난달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 벚꽃축제 1만5천원 닭강정 욕 나오네요'라는 제목의 글이 올라왔다. 글쓴이는 경북의 한 벚꽃축제가 열린 곳에서 산 '길거리 닭강정'이라며 닭강정 몇 조각과 감자튀김이 조금 담긴 음식 사진과 영수증을 함께 공개했다.

축제의 계절이 돌아왔다. 지역 특산물과 특색을 앞세운 축제들이다. 경북에서도 꽃이나 먹거리, 구경거리를 주제로 한 수십 개의 지역 축제엔 사람들로 넘쳐난다.

관광객들은 눈과 귀로 축제를 즐길 뿐만 아니라 대표 음식이나 길거리 음식을 사 먹으며 입으로도 축제를 즐긴다.

하지만 축제의 주요 성공 포인트인 먹거리를 노린 바가지 요금 문제가 해마다 예외 없이 반복되고 있다. SNS 등에서 문제가 불거지고, 여론의 지적을 받고 있다. 운영 주체인 지자체가 방지책을 내놓지만 관광객의 입맛을 쓰게 하는 바가지 요금 문제는 쉽사리 고쳐지지 않고 있다.

올해도 진해군항제에 꼬치어묵 두 개에 1만원을 줬다는 후기가 올라왔다. 6개 1만원이라는 정찰제 가격이 무색한 수준이다. 여의도 벚꽃축제에서도 비계밖에 없는 1만원짜리 제육덮밥 사진이 올라오는 등 전국의 꽃축제가 고가 요금 논란으로 얼룩진 상태다.

지역 축제의 바가지 요금 문제가 해결되지 않는 배경에는 '비싼 입점료'와 '한탕 장사'라는 두 고리가 엮어져 있다. 상인들은 많게는 수백만 원을 납부하고 들어왔기 때문에 주말을 포함해 2~3일 정도 진행되는 축제 기간에 최대한의 매출을 올려야 한다. '뜨내기' 장사꾼이 '뜨내기' 손님을 상대하니 부담감을 가질 필요도 없다.

지자체들은 축제를 개최하면서 주민화합과 지역경제 활성화를 내세운다. 하지만 성공적인 축제로 만들기 위해서는 주최자와 참여자가 함께 만족을 해야 한다.

바가지 상혼은 축제를 개최한 지자체의 의도를 배신하고, 지역 이미지를 추락시킬 수 있다. 지자체가 입점 업체를 직접 선정하고 축제 기간 기준을 벗어나면 즉각 철거하는 등 관리를 강화하면 축제 바가지는 발붙일 수 없다.

다행히 이제 지자체들도 '바가지 요금' 문제를 인식하는 분위기다. 지역을 알리고 지역을 홍보하기 위해 개최하는 지역 축제가 바가지 요금으로 지역 이미지에 먹칠한다는 것을 경험상 깨달은 것이다.

경남에서는 바가지 요금을 막기 위해 '경남축제다모아'라는 축제정보통합플랫폼을 만들어 바가지 요금 신고를 빨리 할 수 있도록 했다. 강원도에서는 지역 업체의 입점 비율을 높이고, 외부 업체에 입점 수수료 면제 혜택을 주기로 했다. 바가지 축제의 대명사라는 불명예를 안았던 남원시는 합동대응반 운영을 통해 바가지 상인을 퇴출하기로 했다.

더 이상 먼 길을 달려간 축제에서 '울며 겨자 먹기'로 바가지 요금을 이해하는 시대가 아니다. 스마트폰으로 실시간으로 제보하고 고발할 수 있는 시대다.

경북도 바가지 요금으로 적지 않은 문제가 있었다. 축제 바가지를 막기 위한 지자체의 자세 전환이 필요하다.

홍석천 경북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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