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물권단체 카라 노조 "입양 총괄 국장이 구조 동물 상습 폭행" 폭로

  • 장윤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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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4-05-27 16:45  |  수정 2024-05-27 16:45  |  발행일 2024-05-27
3대 동물권단체서 동물 상습 폭언·폭행 폭로

노조 "대표가 폭행 직원 국장으로 승진시켜"

전진경 대표 "내부 조사 통해 재발 방지책 마련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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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노총 일반노조 카라지회가 A씨의 폭행 이후 구조견들이 두려움으로 인해 책상 밑에 숨었다고 27일 주장했다. 민주노총 일반노조 카라지회 제공.

동물권 단체인 '동물권행동 카라'에서 구조 동물의 보호와 입양을 총괄하는 국장이 약 10년 동안 동물들을 상습 폭행해왔다는 내부 폭로가 나왔다. 국내 3대 동물권 단체로 꼽히는 곳에서 이런 폭로가 나오면서 관련 업계에 영향이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27일 카라 노동조합(카라노조) 측은 보도자료를 통해 "구조한 동물의 보호와 입양을 총괄하고 있는 국장 A씨의 동물에 대한 폭언과 폭행은 단체 내부 직원들은 물론 봉사자들까지 알고 있을 정도로 오랫동안 공공연한 사실"이라고 밝혔다.

카라노조는 2015년부터 A씨에 의해 폭행당한 동물은 최소 40마리에 이른다고 추산했다. 노조 측은 "2017년 A씨는 상습 동물 폭행 사안으로 징계받았으나 팀장 직위 해제 경징계에 그쳤고 A씨의 폭력적 동물 관리 문제는 방치됐다"며 "이후 전진경 대표는 객관적 인사평가를 거치지 않고 본인이 가진 인사권을 이용해, A씨를 '동물복지그룹 국장'으로 승진시켰다"고 주장했다.

노조측은 "A씨는 '무는 개가 어떻게 입양을 가겠냐, 때려서라도 고쳐야 한다'고 주장했다"라며 "심지어 '왜 나만 동물을 때리냐. 나만 나쁜 사람 되는 거 같지 않냐'며 팀원들까지 폭행에 동참하도록 종용했다"고 전했다.

이어 "A씨는 구조 동물이 자신을 향해 짖기만 해도 고함을 치며 동물을 벽이나 책상 아래 등으로 몰아넣고, 빗자루, 슬리퍼, 신문지를 말아 만든 막대기 등으로 폭행했으며, 맞고 있던 동물이 흥분하면 '반성하는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며 이후 더 강한 강도로 폭행을 이어갔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이런 폭력 상황은 다른 동물들이 모두 지켜보는 데서 발생했으며 고함과 폭행을 간접 경험한 다른 동물들은 구석에 몸을 숨기고 떨거나 제자리를 도는 등 폭행당한 동물 못지않게 극도의 스트레스 반응을 보였다"고 부연했다.

카라노조는 "동물을 상습 폭행한 A씨는 물론 이러한 A씨에게 동물 관리 전반에서 전폭적인 권한을 부여한 전진경 대표 모두 이 사태에 책임을 져야 할 것"이라며 "동물권 단체로서 후원 회원들에게 사죄하고 책임자들이 사퇴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와 관련해 전 대표는 A씨의 과거 징계에 대해 인정하면서 "내부 조사를 토대로 재발 방지책을 마련하겠다"고 전했다. 다만 A씨의 동물 폭행 문제에 대해선 "지금까지 A씨 관련 고충 등이 한 번도 제기된 적 없다"고 밝혔다. 또 "구조견들은 교정이 되지 않으면 입양을 못 간다. 그러한 차원의 훈육 과정에서 다소 문제가 있었던 것 같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이런 식의 문제 제기는 인권 침해"라고 꼬집었다.

한편 노조 측은 이달 초 전 대표가 단체를 사유화했다고 주장하면서 시민단체 최초로 파업을 예고하는 기자회견을 연 바 있다.

장윤아기자 baneulha@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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