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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일 대구 남구 대구아트파크에서 열린 아시아포럼21 초청 토론회에서 발언하고 있는 한동훈 국민의힘 당대표 후보 <아시아포럼21 제공> |
한동훈 국민의힘 당 대표 후보가 12일 당 선관위가 자신과 원희룡 후보 캠프에 주의 및 시정명령을 내린 것에 대해 "양비론으로 갈 문제가 아니다"라고 주장했다.
한 후보는 이날 오전 대구아트파크에서 열린 아시아포럼21 정책토론회에서 전날 당 선관위의 제재조치와 관련한 질문을 받자 "선관위 판단은 그냥 기계적 균형을 맞추려 한 것 같다. 이렇게 양비론으로 갈 문제가 아니다. 학교폭력 가해자와 피해자에게 다 경고하나"라며 말했다. 당 선관위는 11일 2차 TV토론회에서 양 후보 간 비방전이 격화되자 당헌·당규를 위반했다며 '주의 및 시정명령'을 담은 제재 공문을 발송했다고 밝혔다.
그는 "제가 원 후보에게 네거티브 공격을 한 것이 단 하나라도 있나"라며 "원 후보는 어제 토론회에서 오프닝부터 마무리까지 제 얘기만 계속했는데, 그 내용은 하나같이 허구였다. 그런 식으로 혼탁하게 만드는 것은 후보 한 명 뿐이다. 한 분이 정신차려야 한다"고 거듭 강조했다.
'김건희 여사 문자 무시' 논란과 관련해 한 후보는 "지금까지 말씀드린 것 이상으로 전후 상황을 얘기하는 것은 우리 승리나 전당대회에 도움이 되지 않을 것"이라면서도 "공적인 통로로 투명하게 국사가 이뤄져야 한다. (논란을 제기한) 그 분들에게 묻고 싶다. 앞으로 당 대표가 되면 영부인이 국사와 당무를 논의하는 문자를 보낸다면 답할 것인가. 저는 안 하겠다"고 언급했다.
당 총선백서 특위가 백서에 관련 논란을 담겠다고 결정한 것에 대해선 "어느 순간부터 총선백서가 특정인들의 정치 수단으로 활용되는 것 같다"고 주장했다. 그는 "전대를 앞두고 이러는 건 저를 낙선시키려는 목적이 너무 명백하다"고도 했다.
한 후보는 홍준표 대구시장과 이철우 경북도지사와의 만남이 불발된 것과 관련해선 "당 내 선거에서 단체장 입장이 그렇게 중요한 건 아니지만 저는 뵙고 싶었다. 그런데 본인들이 거절했다. 기회가 되면 뵙겠다"고 했다.
홍 시장의 거친 발언에 대해선 "제가 새겨들어야 할 부분이 있다"며 "그런 부분에 대해 대단히 나쁘게 생각하진 않는다. 정치인으로서 충분히 수용할 수 있는 얘기고, 그 과정에서 제가 부족한 점이 무엇이 있는지 생각해보려 한다"고 말했다.
여당 내 잠재적 대선주자로 평가받는 한 후보가 당 대표가 될 경우, 대선 출마를 위해 2025년 9월 이전 중도 사퇴할 수 있다는 우려가 당 내에서 나오고 있다.
이에 대해 한 후보는 "대구경북 지지자들에게 여쭤보겠다. 가장 원하시는 것은 3년 후 이길 수 있는 대선 후보를 갖는 것 아닌가. 개인의 커리어 문제가 아니라 우리 지지층의 강렬한 열망"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이길 수 있는 게 저라면 제가 (대선에) 나가겠다. 그렇지만 그게 그 시점에서 다른 분이라면 제가 나가지 않겠다. 그러나 승리를 위해 끝까지 뛰겠다"고 했다. 또 "제가 그럴 만한 사람인지 아닌지 여부는 민심의 판단에 맡기겠지만, 그걸 미리부터 계산하면서 머리를 굴리지는 않겠다"고 덧붙였다.
그는 경쟁자들로부터 검사 시절 박근혜 전 대통령의 국정농단 사건 수사를 하면서 법정최고형을 구형했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그는 "당시 검사 입장에서 한 것이었지만, 박 전 대통령에게 대단히 죄송하게 생각한다. 굉장히 고초를 겪으셨다"며 "지난 총선 당시 박 전 대통령을 사저에서 뵌 적이 있는데 저를 정말 반겨주셨고 걱정해주셨다. 보수 입장에서 탄핵과 그 이후 사태·상황에서 겪은 아픔을 제가 너무 잘 알고 있다"고 했다.
국민의힘과 비슷한 시기 전당대회 레이스가 시작된 더불어민주당에 대해 그는 "민주당이 전당대회를 한다는 것을 잘 모르지 않나. '3파전'이라는데 (이재명 전 대표를 제외한) 나머지 2명이 누군지 모르겠다. 민주주의라고 하기 어렵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그러나 우리 전당대회도 원 후보가 반복되는 네거티브를 하면서 혼탁해졌다. 국민의힘의 한 사람으로서 죄송하다"고 했다.
한 후보는 이날 오후 2시 대구 엑스코에서 열리는 대구경북지역 합동연설회에 참석해 텃밭 표심 호소에 나설 예정이다.
서민지기자 mjs858@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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