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간] 맹자·장자에게 리스크 매니지먼트를 묻다…안전경영 시대, 고전철학 지혜로 길을 찾다

  • 임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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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4-07-19  |  수정 2024-07-19 08:28  |  발행일 2024-07-19 제17면
2500년 전 불확실성 사회 통찰한

천재 사상가 맹자·장자 철학 융합

韓 안전문화 수준 향상 방안 모색
맹자 장자에게 리스크 매니지먼트를 묻다-표지-앞표지
최병철 지음/대경북스/432쪽/2만2천원

우리나라에서는 하루 평균 900여 명이 사망한다. 그중에 100여 명은 여러 가지 사고로 사망한다. 질병에 걸리거나 나이가 많아 죽는 자연사는 책임 문제를 동반하지 않거나 본인의 몫으로 남는다. 그러나 사고에 의한 죽음은 당사자와 관련된 삶이 송두리째 무너지는 것과 더불어 책임 문제를 동반한다. 나름의 꿈과 계획 속에 있는 가족을 비롯한 관계자들에게까지 영향을 미친다.

누가 뭐라 해도 행복의 수준은 안전의 수준이 담보한다. 이 논리가 확장돼 결국에는 가정과 직장의 행복 수준은 바로 안전 수준에 의해 담보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사고 또는 위험과는 거리가 있는 직업들이 인기가 있는 점은 이러한 의견에 힘을 실어준다. 실상 그런 직업을 가진 부모님들이 꾸려가는 가정이 여러 가지 측면에서 더 행복할 가능성이 높은 것도 사실이다. 환경·안전·보건(ESH)경영은 이제 회사 운영에서 중요한 축으로 자리 잡고 있다. 기업이나 국가를 비롯한 모든 조직에서 안전이 필수라는 담론이 최근 중대재해처벌법 제정이나 ESG 경영 형태로 나타나고 있다.

저자에 따르면 우리나라의 안전관리 수준을 끌어올리는 가장 쉬운 방법은 탁월한 사상가들의 철학을 안전과 융합시키는 것이다. 이 책은 그런 의도에서 탄생했다. 고전은 기나긴 세월과 싸워서 살아남은 책이다. 살아남을 수 있었던 이유는 그 세월의 변화에도 변하지 않고 적용 가능한 어떤 것들을 담고 있기 때문이다. 이것이 탁월함이다. 탁월함을 사유하고 구체적으로 실현한 사람들을 천재라고 부른다. 노자와 공자, 맹자와 장자나 한비자, 사마천 같은 사상가들은 천재다.

오늘 한 말이 내년은커녕 내일 맞을 것이란 확신조차 없는 우둔함으로 살아가는 입장에서 볼 때 2천500년의 세월을 견뎌냈다는 것은 그 자체만으로도 엄청난 것이다. 이 책은 앞서 열거한 천재들이 안전에 대해서 한마디 한다면 어땠을까를 유추해서 적은 것이다. 저자는 한자가 섞인 책을 만나는 것만으로도 힘들어하는 독자를 위해 가급적 한자는 생략하려 했다.

제4차 산업혁명이라는 미래 사회의 메가 트렌드를 앞두고 2천500년 전의 이야기가 ESG 경영이나 안전경영에 어떤 도움을 줄지 의심하는 독자가 있을 수도 있다. 하지만 춘추전국시대가 어떤 시대인가? 지금보다 몇 곱절은 더 불안정한 사회였다. 그 시대적 암울함과 불안정을 극복하고 생존하기 위해 처절하게 방법을 고민했던 제자백가들이 있었다. 그들의 이야기가 집대성돼 검증된 것이 우리가 알고 있는 굵직굵직한 사상가들이다. 이런 점에서 노자, 공자가 말하거나 쓴 그 어떤 책들도 결국 국가의 안전경영과 개인의 안전관리에 관한 내용이다.

이 책은 총 3편으로 구성됐다. 제1편 '맹자·장자를 빌려 안전을 말하는 이유 10가지', 제2편 '맹자에게 안전경영을 배운다', 제3편 '장자에게 안전문화를 묻다'이다. 저자는 책 소개 글에서 "이 책이 ESG나 안전경영에 책임을 지는 분들과 일선 현장에서 위험과 싸우고 있는 실무자들에게 인용되길 희망한다"고 말한다.

저자 최병철은 현재 한국창직역량개발원 원장으로 재직 중이다. 능력과 역량의 차이를 교육하는 일을 하고 있다. 경영학 박사로서 대학에서는 ESG경영과 기술경영 및 안전경영을 가르친다. 나눔운동체험본부를 설립해 무료로 나눔운동지도사를 양성하는 일을 하고 있다. 그동안의 저서로는 '그냥 그렇게 살다가 갈거라고' '자기경영 & 협업경영' '세네티즈마케팅' 'ChatGPT와 100문 100답' 등이 있다.

임훈기자 hoony@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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