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일 오후 1시 30분쯤 대구 달서구 L아파트 공사현장에서 공사 자재가 떨어져 인근 아파트 단지의 주차 차량과 대리석이 파손되는 등 재산피해가 발생했다. <빌리브클라쎄 입주자대표회의 제공> |
12일 오전 6시 30분쯤 대구 달서구빌 리브클라쎄 아파트 입구 도로에 인근 L아파트 공사 자재가 떨어져 출근하던 입주민의 차량이 파손됐다. <빌리브클라쎄 입주자대표회의 제공> |
대구의 한 신축아파트 공사 현장에서 이틀 연속 낙하물 사고가 연이어 발생해 인근 주민들이 불안에 떨고 있다. 대구시가 추석 명절을 앞두고 안전사고 예방을 위해 대대적으로 실시한 건축공사장 특별점검을 무색케 한 사고라는 지적이다.
12일 대구 달서구 빌리브클라쎄 아파트 입주자대표회의(이하 입대의)에 따르면 이날 오전 6시 30분쯤 인근 L아파트 공사 현장에서 쇠로 된 공구 등 2점이 바로 옆 빌리브클라쎄 단지 입구에 떨어져, 출근하던 입주민의 차량 앞 유리가 파손됐다. 출근길에 날벼락을 맞은 피해 차량 운전자는 결국 다른 차량을 빌려 출근을 해야만 했다.
이보다 앞서 전날인 11일 오후 1시 30분쯤에도 L아파트 공사 현장 고층에서 길이 1m가 넘는 공사 자재가 90여 m 아래 빌리브클라쎄 단지 안으로 떨어졌다. 이로 인해 빌리브클라쎄 단지에 주차된 차량과 이 아파트 대리석 등이 파손됐다.
입대의는 시공사인 L건설 측이 사고 상황을 가볍게 여기고 있다고 주장했다. 첫 번째 사고 후 L아파트 공사 현장 관계자가 내려와 피해 상황을 파악했음에도 불구하고, 제대로 된 안전 조치를 취하지 않아 두 번째 사고가 또다시 발생했다는 것이다.
이에 입대의 측은 빌리브클라쎄 입주민들의 안전을 보장할 수 있는 대책을 마련할 때까지 공사를 중단할 것을 L건설에 요구했다. 우선 빌리브클라쎄 단지 차량 출입구에 돔형 안전 보호대와 모든 구역에 안전 통행로를 설치할 것을 요구했다.
입대의는 또 이번 사고의 책임을 물어 L아파트 건설 현장 소장과 책임자를 교체해야 한다고도 주장했다.
입대의 관계자는 "낙하물 사고가 이틀 연속 2차례나 발생해 주민들이 큰 불안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며 "특히 사고 장소가 아이들의 통학로인데, 이번 낙하물이 만약 아이들에게 떨어졌다면 어떻게 할 뻔했느냐"며 목소리를 높였다.
L건설 관계자는 "피해 차량과는 보상 및 협의를 모두 마쳤다"며 "원래 설치된 낙하물 방지망이 잠시 젖혀져 있었던 것으로 파악돼 현장에 정상화 조치를 취했다"고 말했다.
한편, 대구시는 지난 2일부터 13일까지 추석 명절 대비 건축공사장 특별점검을 벌이고 있다. 주요 점검 내용 중엔 낙하물 방지망 등의 설치 및 관리상태도 포함돼 있다.
하지만, L아파트 공사 현장에서 일어난 낙하물 연속 사고로 대구시의 이번 점검의 실효성에 의문이 제기된다.
이에 대해 김병환 대구시 건축과장은 "현장마다 상황이 달라 관리가 안 되는 곳이 있었던 것 같다. (L아파트 공사 현장에서) 이틀 연속 발생한 사고에 대해 담당 구청 등에 전달해 즉시 현장을 점검하고 잘못된 부분을 개선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박영민기자 ympark@yeongnam.com
박영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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