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시리즈 사상 최초 '서스펜디드 게임', 열받은 삼성팬

  • 정지윤
  • |
  • 입력 2024-10-22 18:19  |  수정 2024-10-22 18:23  |  발행일 2024-10-23
1차전 1-0으로 앞선 무사 1,2루서 서스펜디드 게임 선언

삼성팬들 "무리하게 강행, 삼성이 유리한 흐름에서 중단"

박진만 감독 "정규시즌에도 잘 안 일어나, 당황스럽다"

한국시리즈 사상 최초 서스펜디드 게임, 열받은 삼성팬

한국시리즈 사상 최초 서스펜디드 게임, 열받은 삼성팬

프로야구 한국시리즈 사상 최초로 '서스펜디드(일시정지) 게임'이 선언됐다. 삼성라이온즈 팬들은 잔뜩 열을 받았다.

지난 21일 광주 KIA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한국시리즈 1차전. 6회초 삼성이 김헌곤의 솔로 홈런으로 1-0으로 앞선 무사 1, 2루에서 경기가 중단됐다. 빗줄기가 굵어지면서 KBO가 경기 일시 정지를 선언했다. 삼성으로선 1차전 승기를 잡을 절호의 기회를 놓친 셈이다.

삼성팬들은 서스팬디드 게임 선언으로 오히려 불리하게 됐다며 불만을 쏟아내고 있다. 한 팬은 "한 시간이나 지연된 경기를 사전 행사까지 모두 진행하더니, 삼성의 유리한 흐름에서 중단시켰다. 삼성이 절대적으로 손해를 봤다"라고 KBO를 비판했다.

실제 1차전 시작 전부터 비가 내렸다. 그라운드에는 방수포가 등장했고, 비가 오락가락하면서 덮었다가 걷어내기를 반복했다. 기상청 예보에도 경기 시간 동안 광주에 비가 내리는 것으로 돼 있었다. 이런 상황에도 KBO는 경기를 강행했다. 야구팬들은 비를 맞으며 66분을 기다렸고, 예정 시간보다 1시간여 늦은 오후 7시 36분 경기가 시작됐다.

6회 서스펜디드 게임 선언도 논란이다. 정규시즌에서도 잘 발생하지 않는다. 통상 5회를 넘기면 홈팀의 공격까지 끝낸 뒤 결과에 따라 강우 콜드게임을 선언한다. KBO는 이런 관례를 무시하고 서스펜디드 게임으로 처리했다. 한국시리즈는 물론 포스트시즌에서 처음으로 나온 기록이다.

삼성 박진만 감독은 "(정규)시즌 중에도 잘 일어나지 않는 일이 일어나 당황스럽다. 경기를 시작할 때도 걱정이었다. 선발을 쓰고 중간에 끊어지는 경우가 결정돼 많이 아쉽다"면서 "비 예보가 있었던 만큼 경기 시작을 안 했어야 했다"고 아쉬움을 토로했다.

서스펜디드 게임 선언 후 각종 야구 게시판에는 불만을 터트리는 글들이 올라왔다. 삼성을 응원한다는 한 야구팬은 "비 예보가 계속된 상황에서 야구 경기를 진행한 KBO의 생각을 모르겠다. 중요한 경기인 만큼 처음부터 미뤘어야 하는 경기"라고 지적했다. 또 다른 팬은 "KBO의 우천 순연 기준이 도대체 뭐냐"고 질타했다.

31년 만에 펼쳐지는 '달빛시리즈'가 KBO의 미숙한 관리와 석연찮은 판정으로 초장부터 개운치 않은 뒷맛을 남기고 있다.


광주에서 정지윤기자 yooni@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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