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보건대 인당뮤지엄, 최병소 작가 기획전 'now here' 개최

  • 임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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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4-10-25  |  수정 2024-10-25 10:30  |  발행일 2024-11-07 제16면
10월23일부터 2025년 1월15일까지 대구보건대 인당뮤지엄

'지우기'라는 독특한 기법과 긴 시간 노동 강조한 작가

15m 대형 설치작품·페인팅·비디오 영상·꼴라주 눈길
최병소 '2015 Utitled'
최병소 '2015 Utitled'

무한함과 가까운 선 긋기로 빚어낸 노(老)작가의 예술 여정은 어떤 모습일까?

대구보건대(총장 남성희) 인당뮤지엄은 지난 23일 오프닝을 시작으로 내년 1월15일까지 최병소 작가 기획전 'now here(지금 여기)'를 개최한다.

이번 기획전에서는 15m 대형 설치작품 등 독창적 작업 스타일과 철학으로 널리 알려진 최 작가의 작품 64점을 통해 그의 예술세계 변화상과 미래를 엿볼 수 있다.

특히 이번 전시는 1970년대 초기 신문작품부터 최초로 공개되는 1980년대 페인팅과 콜라주, 1970년대 시도했던 개념미술을 오마주한 최신작품 등 최 작가의 일생을 총망라해 눈길을 사로잡는다. 전시명 'now here'는 시공간을 초월해 자신의 작업에 의미를 부여하려 한 최 작가의 의지를 담아낸 것으로 보인다.

최 작가의 작품과 가치관은 그동안 '지우기'라는 독특한 기법과 긴 시간 동안 반복적인 노동을 강조해 왔다. 신문작품의 경우 수행승의 고행처럼 험난한 과정의 연속이다. 선을 긋는 도구는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볼펜이다. 선은 그냥 그어지지 않는다. 철저한 질서 아래 반복적으로 그어진 선들은 신문지 위 기사들을 새까맣게 물들이며 텍스트와 이미지를 해체한다. 종이는 곳곳이 헤어지거나 갈라지며 폭포수의 흐름이나 대지의 모습 같은 특유의 질감을 만들어낸다.

최병소 작가 기획전 'now here'가 열리고 있는 인당뮤지엄 로비 전경.<대구보건대 인당뮤지엄 제공>
최병소 작가 기획전 'now here'가 열리고 있는 인당뮤지엄 로비 전경.<대구보건대 인당뮤지엄 제공>


최병소 '0230110 Untitled'. 임훈기자 hoony@yeongnam.com
최병소 '0230110 Untitled'. 임훈기자 hoony@yeongnam.com
최병소 'Untitled'
최병소 'Untitled'
비디오 영상 속에서 신문작품 작업 중인 최 작가의 모습에서는 숭고함마저 느껴진다. 책상 앞에 앉아 특정한 방향과 힘으로 쉬지 않고 선을 긋는 작가의 모습을 통해 그동안 우리가 봐왔던 최 작가의 작품이 '면'이 아닌 '선'의 집합체였음을 알 수 있으며, 반복 작업을 통해 자신을 비워내는 예술가의 면모를 엿볼 수 있다.

최병소 작가는 1943년 대구 출생으로 중앙대 예술대학 서양화과와 계명대 대학원 서양화과를 졸업했으며 프랑스 생테티엔 현대미술관(2016), 제주 아라리오 뮤지엄(2016), 대구미술관(2012) 등 국내외 유명 미술관과 갤러리에서 다수의 개인전과 그룹전을 가졌다. 그의 작품은 국립현대미술관과 서울, 부산, 대전, 수원 시립미술관 등에 소장돼 있다.

김정 인당뮤지엄 관장은 "이번 전시를 통해 까만 볼펜 칠로 연상되는 최병소 작가의 작품 이면에 얼마나 많은 이야기가 있었는지, 작가는 왜 화면을 다 지워버리고 덮어버려야 했는지에 대한 근원을 찾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관람은 인당뮤지엄 홈페이지(museum.dhc.ac.kr) 통한 사전예약과 현장 접수로 진행. 일요일 휴관. (053)320-1857

임훈기자 hoony@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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