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남시론] 포항 3개 특화단지, 제2영일만기적 동력 돼야

  • 마창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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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4-11-13  |  수정 2024-11-13 08:38  |  발행일 2024-11-13 제27면

[영남시론] 포항 3개 특화단지, 제2영일만기적 동력 돼야
마창성 동부지역본부장

엄청난 쾌거다. 올들어 기회발전특구에 이어, 바이오특화단지를 품은 포항이 최근 또 하나의 특화단지 유치에 성공했다. 수소연료전지특화단지다. 때마침 유럽 출장 중이던 이강덕 포항시장은 이 소식을 SNS로 전하며 시민들과 함께 기쁨을 나눴다. 지난해 7월 지정받은 2차전지까지 더하면 포항은 전국 기초지자체 중 유일한 '특화단지 3관왕' 도시로 이름을 올리게 됐다. 포항의 현실은 녹록지 않다. 철강 경기 침체로 포스코 등 지역 기업들의 실적이 하락하고, 일자리와 인구가 줄어드는 등 지역 경제가 활력을 잃어가고 있다.

이런 가운데 전해진 정부 공모사업의 잇단 유치 희소식은 분명 지역경제 활성화의 마중물로 큰 기대를 모은다. 다른 지자체보다 한발 앞서 신성장산업에 관심을 갖고 공을 들인 결과다. 포항시는 수소특화단지로 지정된 블루밸리 국가산업단지를 수소연료전지 생산·수출 거점으로 육성할 방침이다. 2028년까지 수소연료전지 클러스터를 구축한 후 국내·외 수소연료전지 관련 기업을 유치해 글로벌 경쟁력 강화에 나설 계획이다. 10년 후인 2035년까지 앵커기업을 비롯, 수소 기업 70개사를 품어 연료전지 부품·소재의 국산화율 100%를 달성한다는 복안도 마련했다.

포항의 첫 특화단지인 2차전지에서는 이미 눈에 띄는 성과가 속속 나오고 있다. 시는 2018년 에코프로 유치를 신호탄으로 현재까지 2차전지 관련 기업들로부터 9조4천억원에 이르는 투자유치를 이끌어냈다. 이는 지역 수출에서 화학(배터리) 분야 비중을 크게 끌어올리는 견인차 역할을 했다. 실제로 화학 분야 비중은 2015년 1.1%에서 지난해 38.5%를 기록, 8년 만에 약 35배 급성장하면서 철강과 함께 지역 산업의 양대 축으로 자리매김했다. 바이오특화단지 역시 바이오 헬스케어와 첨단 의료기술을 연구하고 상용화하는데 중점을 두면서 미래를 밝히고 있다. 신약 개발 거점이 될 세포막단백질연구소와 바이오오픈이노베이션센터, 그리고 국내 최초의 식물백신 상용화 시설인 그린백신실증지원센터 등 바이오산업 생태계 조성이 착착 진행되고 있다. 특히 포스텍에 의대가 설립될 경우, 적잖은 시너지 효과가 나타나면서 바이오 선도 도시로의 도약도 기대되는 부분이다. 게다가, 영일만 및 블루밸리 산업단지마저 각종 세제 혜택과 규제 완화가 가능한 기회발전특구로 지정받아 기업 유치와 투자가 한결 수월해진 점도 메리트다.

하지만, 이 같은 특화단지와 특구 유치 자체가 곧바로 포항 경제의 활력으로 이어지지는 않는다. 유치 성과를 극대화하고 지역 경제의 장기적 발전을 이루기 위해서는 구체적이고도 치밀한 준비가 필요하다. 먼저, 전문 인력 양성과 교육 기반 마련이다. 특화단지의 성공적인 운영을 위해서는 해당 분야의 전문 지식과 기술을 갖춘 인재들이 필수다. 시는 글로컬 대학으로 선정된 포스텍과 한동대 등 지역 대학과 힘을 합쳐 관련 학과를 신설하거나 보강하면서 산학 협력을 더욱 확대해야 한다. 또 관련 기업 및 연구소와의 협력 네트워크 구축도 절실하다. 대기업뿐 아니라 중소기업이나 스타트업 등 다양한 규모의 기업들과의 협력도 챙겨야 할 부분이다. 마지막으로 친환경 인프라와 지속 가능한 산업 생태계 구축도 유념해야 한다. 특화단지의 활성화는 지역 내 에너지 및 자원 수요 증가를 의미하기 때문에 이를 감당할 친환경 인프라를 미리 준비해야 한다. 이 모든 준비를 충실히 이행한다면 제2의 영일만기적은 현실로 다가올 것이다.
마창성 동부지역본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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