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란 혐의' 피의자된 尹대통령…계엄 수사에 검·경·공수처까지 주도권 다툼

  • 정재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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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4-12-08 18:16  |  수정 2024-12-09 07:18  |  발행일 2024-12-08
내란 혐의 피의자된 尹대통령…계엄 수사에 검·경·공수처까지 주도권 다툼
박세현 검찰 비상계엄 특별수사본부 본부장(서울고검장)이 8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울고검 기자실에서 수사 관련 브리핑을 열고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내란 혐의 피의자된 尹대통령…계엄 수사에 검·경·공수처까지 주도권 다툼
경찰 국가수사본부(국수본) 관계자들이 8일 오전 '12·3 비상계엄 사태'를 주도한 것으로 지목된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의 집무실을 압수수색하기 위해 서울 용산 국방부 청사로 들어가고 있다. 연합뉴스
'12·3 비상계엄'을 선포한 윤석열 대통령이 '내란 혐의 피의자'로 입건된 것으로 나타났다. 현직 대통령이 피의자로 입건된 것은 박근혜 전 대통령에 이어 두 번째다. 이번 사태로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도 긴급체포돼 수사를 받는 등 관련 수사가 속도를 내고 있다. 하지만 수사 기관 간 수사 주체를 놓고 치열한 기 싸움을 벌이고 있어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다.

박세현 검찰 비상계엄 특별수사본부 본부장(서울고검장)은 8일 오후 언론 브리핑에서 고발장에 따라 윤 대통령이 내란 혐의 피의자로 입건됐다고 밝혔다.

대통령은 재임 중 불소추 특권을 가지지만, 내란죄는 예외다. 다만, 윤 대통령 긴급체포 가능성에 대해선 박 본부장은 "앞으로 수사 계획에 대해 답변드릴 수 있는 건 없다"면서도 "오로지 법과 원칙에 따라서, 대상의 지위고하를 막론하고 엄정하게 끝까지 수사할 것"이라고 했다. 2016년 11월 박 전 대통령이 이른바 '최서원 국정농단' 사태로 검찰에 입건된 이후 현직 대통령 신분으론 두 번째다. 혐의로 볼 땐 '내란죄'가 적용되기는 윤 대통령이 헌정 사상 처음이다.

내란 혐의 피의자된 尹대통령…계엄 수사에 검·경·공수처까지 주도권 다툼
사안이 그만큼 중대하고 시급을 다투지만, 검찰과 경찰은 내란죄의 수사 주체와 범위를 두고 충돌하고 있다. 검찰은 윤 대통령에 대한 고발 내용 중 내란죄와 직권남용 권리행사 방해 혐의 모두 수사 대상으로 보고 있다. 반면, 경찰은 내란죄 수사권은 경찰에 있다는 입장이다. 지난 2021년 검경수사권 조정 당시 내란죄가 검찰의 직접 수사 대상에서 제외된 것을 근거로 들었다. 하지만 검찰은 이번 사태에서 내란죄와 직권남용죄가 뗄 수 없는 관계이기 때문에 검찰청법상 내란죄도 함께 수사할 수 있다고 주장한다.

양측은 또 서로가 수사 대상이라며 엇갈린 주장을 펴고 있다. 검찰은 조지호 경찰청장과 김봉식 서울경찰청장 등 경찰 수뇌부가 비상계엄 당시 국회 출입을 통제한 혐의로 수사 선상에 올라 있는 만큼 검찰 수사가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반면 경찰 측은 비상계엄 선언 당시 국무회의에 법무부 장관이 참석해 내란에 동조한 의혹이 있는 만큼, 검찰보다 독립적이고 객관적인 수사가 가능하다는 주장이다. 행정안전부 장관도 국무회의에 참석한 걸 두고선 행안부 장관은 수사지휘권이 없다는 점을 강조한다.

야권에선 검찰 수사에 의구심을 표하고 있다. 더불어민주당과 조국혁신당 측은 특수본 본부장인 박세현 서울고검장이 한동훈 대표의 현대고·서울대 법학과 후배라는 점을 지적하며 "법무부 장관과 대통령실은 내란이 아닌 직권남용으로 축소하는 수사 가이드라인을 잡고 검찰 수뇌부와 소통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때문에 야권은 "법이 정한 내란죄 수사 주체는 경찰"이라며 경찰 수사에 힘을 실었다.

문제는 이런 상황에서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가 검찰은 물론, 경찰에도 사건 이첩을 공식 요청했다는 점이다. 공수처는 이번 요청이 중복 수사를 방지하고 사건의 공정성과 신속성을 확보하기 위한 불가피한 조치라고 밝혔다. 공수처법 제24조에 따라 이첩 요청을 받은 수사기관은 이를 반드시 수용해야 한다. 공수처 관계자는 "주요 수사기관 간 주도권 다툼이 사건의 공정성과 신속성을 저해할 우려가 크다"며 "이를 해소하기 위해 공수처가 직접 수사를 주도해야 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정재훈기자 jjhoon@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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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본부 선임기자 정재훈입니다. 대통령실과 국회 여당을 출입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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