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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힘 김재섭 의원(서울 도봉갑)이 11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에서 윤석열 대통령 탄핵소추안에 대해 찬성 입장을 밝히고, 당론 채택을 요구하는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
국민의힘 김재섭 의원이 윤석열 대통령에 대한 탄핵 '찬성' 입장을 11일 밝혔다.
김 의원은 이날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오는 14일 제2차 탄핵소추안 표결에서 찬성표를 던지겠다고 밝힌 후 "이것이 대한민국 헌법 질서를 바로 세우는 길"이라고 강조했다. 한 발 더 나아가 "국민의힘이 당론으로 탄핵에 찬성해줄 것을 촉구한다"며 "우리 당이 결자해지해야 한다. 죽는 길이 곧 사는 길"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지난 7일 표결에 불참한 이유에 대해 "분노와 흥분 속에서 겨우 나흘 만에 이뤄지는 탄핵을 확신할 수 없었다"며 "대통령에게 정리할 시간이 필요하다고 생각했다. 퇴진에도 질서와 시간이 필요하다"고 해명했다. 그러면서 "그러나 대통령은 하야를 거부하고 있다. 헌법적 공백을 초래하고 민심이 수용하지 않고 대통령의 선의에 기대야 하는 하야 주장은 더 이상 유효하지 않다"며 "이제 가장 질서 있는 퇴진은 탄핵"이라고 했다.
김 의원은 "앞으로 우리는 혹독한 시간을 견뎌내야 할 것이다. 어렵게 건넜던 '탄핵의 강'보다 크고 깊은 '탄핵의 바다'를 건너야 할지 모른다"며 "그러나 나는 우리 당의 저력을 믿는다. 이제 우리 당당하게 새로 시작하자. 부디 함께해달라"고 말했다.
김 의원은 제22대 총선에서 험지인 서울 도봉갑 지역에서 안귀령 더불어민주당 대변인을 꺾고 당선된 여권 내 소장파 정치인이다. 비상계엄 사태 직후인 지난 5일에는 김상욱·김예지 의원 등과 함께 나서 윤 대통령의 임기단축 개헌 등을 요구하기도 했다.
그러나 지난 7일 탄핵소추안 표결에서 당론에 따라 표결에 불참하면서 강한 비판을 마주해왔다. 표결 이후 김 의원의 자택 앞에서 탄핵 촉구 손팻말과 커터칼이 발견됐고, 지역구 사무실 앞에는 근조 화환이 배달되는 등 거센 항의가 이어졌다.
특히 지난 8일 같은 당 윤상현 의원이 김 의원과 나눈 대화 내용을 공개하면서 곤욕을 치렀다. 당시 윤 의원은 한 유튜브 방송을 통해 "형, 나 지역에서 엄청나게 욕 먹는다. 어떻게 해야 하나"라고 토로하는 김 의원에게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반대해도 1년 후에 다 찍어주더라"라고 답했다고 전했다. 이 사건으로 김 의원에게 불똥이 튀면서 그는 SNS 계정의 게시물들을 모두 비공개로 전환했다. 또, "내 이름이 언급되고 매우 부적절한 발언이 나간 것에 강한 유감을 표한다"며 "의원총회에서 윤 의원에게 악화한 민심을 전하고 당의 대응을 촉구한 게 전부"라며 유감을 표명했다.
한편, 김 의원의 탄핵 찬성으로 국민의힘에서는 현재까지 안철수·김예지·김상욱·조경태 의원을 포함해 최소 5명의 '이탈표'가 발생한 셈이 됐다. 범야권 의원이 192명인 만큼, 여당에서 3명만 더 찬성하면 탄핵안이 가결된다.
서민지기자 mjs858@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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