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이 12일 용산 대통령실에서 대국민 담화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
12일 오전 서울역에서 시민들이 윤석열 대통령 담화를 TV로 보고 있다. 연합뉴스 |
윤석열 대통령이 12일 대국민 담화를 통해 최근 12·3 비상계엄 사태에 대해 "자유민주주의 헌정 질서의 붕괴를 막고 국가 기능을 정상화하고자 한 불가피한 조치"라고 밝혔다.
이번 조치가 국가 기능 정상화를 위한 불가피한 선택이었다고 강조하며 오히려 계엄 사태의 원인이 '거대 야당'에 있었다고 비판한 것이다.
윤 대통령은 이날 서울 용산 대통령실에서 '국민께 드리는 말씀'이라는 제목의 입장문을 통해 "거대 야당의 의회 독재와 폭거로 국정이 마비되고 사회 질서가 교란되어 행정과 사법의 정상적인 수행이 불가능한 상황"이라며 계엄 선포 배경을 설명했다.
윤 대통령은 이날 계엄의 당위성을 설명하는데 초점을 맞췄다. 특히 선거관리위원회 계엄군 출동 논란에 대해서도 설명했다. 윤 대통령은 '선거관리위원회 전산시스템의 보안 취약성'을 먼저 언급하며, 작년 하반기 북한의 해킹 공격이 있었다고 했다. 이어 "국정원이 이를 발견하고 정보 유출과 전산시스템 안전성을 점검하고자 했다"며, 선관위가 이에 비협조적이었다고 지적했다. 윤 대통령은"선거관리위원회 전산시스템의 보안 취약성과 거대 야당의 헌법기관 탄핵 시도 등으로 더 이상 그냥 지켜볼 수만 없다고 판단했다"며 "비상계엄령 발동을 생각하게 됐다"고 말했다.
윤 대통령은 "소규모이지만 병력을 국회에 투입한 이유는 거대 야당의 망국적 행태를 상징적으로 알리고 질서 유지를 하기 위한 것"이라며 "국회를 해산시키거나 기능을 마비시키려는 것이 아님은 자명하다"고 강조했다. 또한 "병력이 투입된 시간은 한두 시간 정도에 불과하다"며 "국회의 계엄 해제 의결이 있자 국방장관에게 즉각적인 병력 철수를 지시했다"고 설명했다. 윤 대통령은 "만일 국회 기능을 마비시키려 했다면, 평일이 아닌 주말을 기해서 계엄을 발동했을 것"이라면서 "국회 건물에 대한 단전, 단수 조치부터 취했을 것이고, 방송 송출도 제한했을 것이다. 그러나 그 어느 것도 하지 않았다"고 했다.
계엄에 대해 윤 대통령은 거대 야당의 행태에 탓을 돌렸다. 윤 대통령은 "대선 결과를 승복하지 않고 퇴진과 탄핵 선동을 멈추지 않았다"며 "탄핵 남발로 국정을 마비시켜 왔다"고 비판했다. 그는 "국가안보와 사회 안전까지 위협하고 있다"며 "간첩죄 조항 수정을 가로막고 국가보안법 폐지를 시도하는 등 국가안보를 위협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윤 대통령은 거대 야당의 행태에 대해 "대선 결과를 승복하지 않고 퇴진과 탄핵 선동을 멈추지 않았다"며 강하게 비판했다. 그는 "탄핵 남발로 국정을 마비시켜 왔다"고 주장하며, 이러한 상황이 국가 위기를 초래했다고 설명했다.
윤 대통령은 비상계엄 실행 과정에 대해 상세히 설명했다. 그는 "국방장관에게 계엄령 발령 담화 방송으로 국민들께 알린 이후에 병력을 이동시키라고 지시했다"며, 실제 병력 투입 시간이 한두 시간에 불과했다고 강조했다. 그는 "저는 국회 관계자의 국회 출입을 막지 않도록 하였고, 그래서 국회의원과 엄청나게 많은 인파가 국회 마당과 본관, 본회의장으로 들어갔고 계엄 해제 안건 심의도 진행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윤 대통령은 이번 조치가 "대통령의 헌법적 결단이자 통치행위"라고 주장하며, "사법심사의 대상이 되지 않는 통치행위"라고 강조했다. 그는 "나라를 살리려는 비상조치를 나라를 망치려는 내란 행위로 보는 것은, 여러 헌법학자와 법률가들이 지적하는 바와 같이 우리 헌법과 법체계를 심각한 위험에 빠뜨리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거대 야당이 거짓 선동으로 탄핵을 서두르는 이유가 무엇인가"이라며 "거대 야당 대표의 유죄 선고가 임박하자, 대통령의 탄핵을 통해 이를 회피하고 조기 대선을 치르려는 것"이라고 했다. 윤 대통령은 "국가 시스템을 무너뜨려서라도, 자신의 범죄를 덮고 국정을 장악하려는 것"이라고 마지막까지 민주당 이재명 대표에게 비난의 화살을 돌렸다.
이외에도 향후 탄핵 시도도 당당히 맞서겠다며 정면돌파를 시사했다. 윤 대통령은 "저를 탄핵하든, 수사하든 저는 이에 당당히 맞설 것"이라며 "저는 마지막 순간까지 국민 여러분과 함께 싸우겠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짧은 시간이지만 이번 계엄으로 놀라고 불안하셨을 국민 여러분께 다시 한번 사과드린다"며 "국민 여러분에 대한 저의 뜨거운 충정만큼은 믿어달라"고 당부했다.
정재훈기자 jjhoon@yeongnam.com
정재훈
서울본부 선임기자 정재훈입니다. 대통령실과 국회 여당을 출입하고 있습니다.영남일보(www.yeongnam.com),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