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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승환 인스타그램 캡처 |
경북 구미에서 가수 이승환의 데뷔 35주년 기념 콘서트 'HEAVEN'을 둘러싼 논란이 격화되고 있다. 탄핵 촉구 집회 무대에 선 이승환을 겨냥한 일부 보수 단체가 공연 취소를 요구하며 반발했다. 하지만 논란은 오히려 관심을 끌어 공연은 전석 매진됐다. 이승환 역시 관객 안전 대책과 법적 지원을 약속하며 강경 대응에 나섰다.
이승환은 지난 20일 자신의 SNS에 "현재 매진입니다. 티켓 상황이 가장 안 좋았던 곳이었는데요. 감사합니다, 보수 우익단체 여러분"이라는 글과 함께 매진 기사를 캡처하며 감사의 뜻을 전했다.
구미 공연은 크리스마스인 25일 오후 5시 구미시 문화예술회관 대공연장에서 열릴 예정이다. 이번 공연은 이승환의 데뷔 35주년을 기념하는 전국 투어 HEAVEN의 일환으로, 대구, 제주, 수원 등 여러 지역에서 진행된다.
앞서 자유대한민국수호대 등 13개 보수단체는 지난 19일 구미시청 앞에서 집회를 열고 이승환의 공연 취소를 요구했다. 이들은 성명을 통해 "구미시는 탄핵 찬성 무대에 올라 국민 분열을 조장한 이승환의 구미 콘서트 대관을 즉각 취소하라"며 "콘서트를 빙자한 정치적 선동을 두고 볼 수 없다"고 주장했다.
이 같은 반발은 이승환이 지난 13일 서울 여의도 국회의사당 인근에서 열린 탄핵 촉구 집회 무대에 오른 데 따른 것으로 보인다. 이승환은 해당 집회에서 무보수 공연을 펼치며 탄핵 정국에 대한 자신의 입장을 드러냈다.
이승환은 이에 대해 자신의 SNS를 통해 "데뷔 35년 만에 갖는 첫 구미 공연인데 안타깝다"며 "특수 성대를 꺼내 최고의 공연을 만들겠다. 각오하고 오시길 바란다"고 강하게 응수했다. 구미시청 입구에 걸린 보수 단체의 현수막 사진도 공유했다. 현수막에는 "이승환의 탄핵 축하 공연, 구미시는 즉각 취소하라"는 문구가 적혀 있었다.
논란이 이어지자 이승환은 22일 지방 공연 선정 과정에 대한 오해를 해명했다. 그는 이날 SNS에 "공연 도시는 가수나 소속사가 임의로 정할 수 있는 것이 아니다"라며 "지방 공연기획사의 대관 가능 여부와 유치 의지가 있어야만 진행이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이어 "여러분의 바람을 외면하는 것이 아님을 알아주시기 바란다"고 덧붙였다.
한편, 이승환은 보수단체의 반발 속에서 관객 안전을 최우선으로 고려해 보호 대책을 마련했다. 법무법인 해마루의 임재성 변호사는 소속사 드림팩토리를 통해 팬들을 위한 법적 지원 방침을 발표하며 구체적인 대응책을 제시했다.
임 변호사는 "공연장 인근에서 예정된 집회와 시위에 관객들이 대응하지 않도록 부탁드린다"며 "만약 피해가 발생할 경우 법무법인 해마루에 신고해 달라. 이승환 씨가 모든 법률 비용을 부담하며 민사 소송과 형사 고소를 통해 피해 회복 절차를 적극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이지영기자 4to11@yeongnam.com

이지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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