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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상목 대통령 권한대행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1일 국립서울현충원을 찾아 참배를 마친 뒤 정진석 대통령 비서실장과 이동하고 있다. 대통령실은 이날 공지에서 정 비서실장, 성태윤 정책실장, 신원식 국가안보실장, 장호진 외교안보특보와 수석비서관 전원이 최 권한대행에 사의를 표명했다고 전했다. 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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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상목 대통령 권한대행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2일 전남 무안국제공항 소방동을 찾아 제주항공 여객기 사고 관계 근무자들을 격려하고 있다. 연합뉴스 |
대통령실 고위 참모진들이 최상목 대통령 권한대행의 헌법재판관 임명에 반발하며 집단 사의를 표명했지만, 일단 업무를 계속 수행할 것으로 전해졌다.
2일 대통령실 관계자와 정치권에 따르면 정진석 비서실장을 비롯한 참모진들은 이날 정상 출근해 정례 수석비서관 회의를 주재했다. 특히 전날 참모진 가운데 정 실장만 사표가 수리됐다는 보도가 나왔고, 정 실장도 '사의가 수용된 것으로 안다'며 대통령실에 출근하지 않겠다는 뜻을 주변에 밝힌 것으로 전해지면서 대통령실 업무 공백이 우려되는 상황이었다.
정 실장은 이날 회의에서 수석들에게 사표가 반려된 과정을 소상히 설명했다고 한다. 최 권한대행이 전날 오전 정 실장의 사표를 수리하겠다고 했다가 오후에 다시 세 차례 전화를 걸어와 사표를 반려했다는 것이다. 이에 따라 정 실장은 일단 사의를 거두고 대통령실에 남기로 한 것으로 전해졌다. 수석들 역시 회의에서 '거취를 신중히 결정해야 한다'는 의견을 주로 낸 것으로 알려졌다. 대통령 비서실장을 비롯한 정책·안보 분야 고위 참모진이 자리를 비우면 국정 보좌 업무에 차질이 빚어질 우려가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이날 최 권한대행은 김태규 방통위원장 직무대행의 사직서도 반려한 것으로 전해졌다. 김 직무대행은 국무위원은 아니지만 배석자로서 국무회의에 참석하고 있다. 지난달 31일 국무회의에서 최 권한대행이 헌법재판관 2명을 임명한데 반발해 사의를 표명한 바 있다.
다만 대통령실 내부에서는 여전히 반발 기류가 감지된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최 권한대행의 헌법재판관 임명 과정과 절차는 분명 잘못됐다"면서 "한덕수 국무총리가 탄핵된 상황에서 국무위원들과 논의를 충분히 하지 않은 채 임명했다는 것은 문제가 있다"고 말했다. 다른 관계자는 "대통령을 모시는 참모들이 집단으로 사의를 표명한다는 건 굉장히 큰 의미가 있다"고 언급하기도 했다.
한편, 대통령실의 일부 참모는 이미 사직 후 윤석열 대통령을 돕는 것으로 알려졌다. 최진웅 전 국정메시지비서관은 지난달 27일 사직한 뒤 탄핵 심판을 앞둔 윤 대통령의 메시지 대응 업무를 맡는 것으로 전해졌다. 윤 대통령 직무 정지 이후 비서관 사직 사례는 최 전 비서관이 처음이다.
정재훈기자 jjhoon@yeongnam.com

정재훈
서울본부 선임기자 정재훈입니다. 대통령실과 국회 여당을 출입하고 있습니다.영남일보(www.yeongnam.com),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