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조동오 (달서아트센터 문화기획팀장) |
예술은 인간의 내면을 풍요롭게 만드는 가장 강력한 매개체 중 하나로 인류문명의 진보와 함께 발전하고 있다. 예술 작품을 통해 우리는 단순한 감각적 즐거움을 넘어 인간의 삶과 세계를 확장한다. 예술의 풍요로움이란 단순히 물질적 여유를 뜻하는 것이 아니다. 그것은 마음의 충만함, 그리고 삶 속에서 감각적·지적·정신적 영감을 경험하는 것이다. 예술은 바로 이 풍요로움을 제공하는 특별한 영역인 것이다. 이러한 예술적 경험은 관람자 각자의 배경, 감정, 그리고 상상력과 교차하며 무한한 해석의 가능성을 만들어 낸다.
예술은 사회적으로도 풍요로움을 선사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 다양한 예술 활동은 지역사회의 정체성을 강화하고, 구성원 간의 소통을 촉진시킨다. 지역 축제, 미술 전시, 공연 예술 등은 공동체에 활기를 더하며, 사람들이 서로를 이해하고 공감하게 만드는 다리 역할을 하고 있다.
과거 독일 암베르크와 교류 전시를 진행할 때 특별한 경험을 했다. 암베르크 예술가협회는 예술인과 지역사회 후원자들 모두가 회원으로 참여하는 구조였다. 예술인들은 창작활동에만 전념하도록 배려하고 후원자 중 회장을 선출하여 예술가들에게 공연과 전시 등의 개최를 지원하는 형태다. 이 후원자들은 지역 기업체 및 정부 지원금 확보, 공연 및 전시 장소 섭외 등 지역사회 예술 활성화를 위해 노력하면서 협회 전시장과 레지던시도 함께 운영하는 적극적인 방식이었다. 그래서 모든 외적인 진행은 협회 회장단과 후원인들이 진행하면서도 전시 구현이나 공연 실연은 예술가에게 전적으로 일임해 자율성을 보장하는 이상적인 방법을 시도하고 있었다. 이렇게 지역 공동체가 '적극적 참여'라는 방법을 취하며 '지역 예술 발전'이란 공통과제를 함께 수행하는 모습을 통해 우리의 현실과는 사뭇 다른 모습을 엿볼 수 있었다.
당시 암베르크 도심에서 레스토랑을 운영했던 '한스 그라프' 암베르크 예술가협회 회장은 "예술은 개인의 내면세계를 풍요롭게 하는 데 필수적이다. 회원들이 예술적 활동에 직간접적으로 참여함으로써 창조의 기쁨을 느끼고, 스스로 새로운 영감과 삶의 원동력을 얻게 된다"라고 설명하며, 예술가와 지역 공동체의 예술 활동 참여를 설명했다.
예술은 우리 삶의 풍요로움을 지속·확장하는 동반자 역할을 한다. 개인의 감정과 사고를 자극하고, 사회적 연결을 강화하며, 미래를 위한 새로운 가능성을 열어주는 예술의 가치는 시대를 초월해 빛을 발한다. 우리의 삶이 예술과 함께할 때, 우리는 비로소 진정한 풍요로운 세계를 경험할 수 있기에 예술의 발전을 위한 지역사회의 관심과 참여가 현재뿐만 아니라 미래세대까지 풍요로운 유산을 전달하는 소중한 일이 될 것이다.
조동오〈달서아트센터 문화기획팀장〉
영남일보(www.yeongnam.com),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