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탈리아 성악가가 부르는 우리말 아리아…현진건 소설 기반 창작 오페라 ‘운수 좋은 날’

  • 정수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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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6-07-13 13:54  |  수정 2026-08-13 11:25  |  발행일 2026-07-13
17~18일 아양아트센터 아양홀서 총 2회 선봬
올해 15주년…박지운 작곡가 대본·작곡·지휘
8090년대 배경…동명 소설 현대식으로 풀어내
2020년 부산문화회관 대극장에서 공연된 창작 오페라 운수 좋은 날 공연 실황 영상 캡처. 유튜브 채널 갈무리

2020년 부산문화회관 대극장에서 공연된 창작 오페라 '운수 좋은 날' 공연 실황 영상 캡처. 유튜브 채널 갈무리

"이 밤이 깊어갈수록 내 님이 그리운 것은 냇물이 별빛을 기다림 그것과 같은 것이다…"


오페라의 본고장인 이탈리아 성악가들의 목소리로 우리말로 된 오페라가 펼쳐진다. 대구 출신 작가 현진건의 동명 소설을 모티브로 한 창작 오페라 '운수 좋은 날'이 오는 17~18일 아양아트센터 아양홀에서 열린다.


올해 15주년을 맞은 작품은 이번이 열 번째 무대다. 이번 대구 공연은 올해 예술경영지원센터의 '2026 공연예술 지역유통 지원사업'에 선정돼 마련됐다.


지휘자 박지운. 아양아트센터 제공

지휘자 박지운. 아양아트센터 제공

작품은 2011년 국립오페라단 창작공모 당선작으로, 2013년 국립오페라단 우수작품 재공연 지원 사업을 거쳐 부산·대구 등 각지 공모전에서 잇달아 선정되며 대표 레퍼토리로 자리 잡았다. 작품의 대본과 작곡·지휘는 경북대 음대를 졸업하고 이탈리아 프로시노네 국립음악원에서 작곡·오케스트라 및 합창 지휘로 학위를 받은 작곡가 박지운(구리시합창단 지휘자)이 맡았다.


창작 오페라 운수 좋은 날 포스터. 아양아트센터 제공

창작 오페라 '운수 좋은 날' 포스터. 아양아트센터 제공

18일 출연진. 아양아트센터 제공

18일 출연진. 아양아트센터 제공

특히 올해 공연은 이탈리아 성악가들이 국내 무대에서 한국어로 된 아리아를 부른다는 점에서 화제를 모으고 있다. 한국 성악가가 외국어로 된 오페라를 공연하는 경우는 흔하지만, 이 같은 사례는 극히 드물다. 박 작곡가는 "한글은 받침이 많아 외국 성악가들이 발음하기 어려워한다. 이를 최소화하기 위해 주인공 두 사람의 이름을 모음으로 끝나게 하는 등 많은 연구를 거쳤다"고 설명했다.


작품은 1980~1990년대 후반의 대구와 서울을 배경으로, 시대를 불문하고 누구나 공감할 수 있는 두 남녀의 삶 속의 시련과 사랑 이야기를 그린다. 1막은 1980년대 초 대구 신천변 희망교와 대봉초 일대를 배경으로 하며, 2막은 17년 뒤 IMF 위기 속에서 서울로 상경한 두 사람이 겪는 고뇌와 갈등, 슬픈 사랑 이야기를 담았다.


2011년 대구오페라하우스에서 초연된 창작 오페라 운수 좋은 날 공연 실황 영상 캡처. 유튜브 채널 갈무리

2011년 대구오페라하우스에서 초연된 창작 오페라 '운수 좋은 날' 공연 실황 영상 캡처. 유튜브 채널 갈무리

2020년 부산문화회관 대극장에서 공연된 창작 오페라 운수 좋은 날 공연 실황 영상 캡처. 유튜브 채널 갈무리

2020년 부산문화회관 대극장에서 공연된 창작 오페라 '운수 좋은 날' 공연 실황 영상 캡처. 유튜브 채널 갈무리

작품에는 작곡가 자신의 경험이 녹아있다. 그는 IMF 시기 대본을 쓰기 시작했으며, 자신이 나고 자랐던 신천변의 풍경과 상경해 생활했던 경험을 녹여냈다. 또한 원작의 설정을 현대적으로 재해석해 1930년대 경성이 아닌 1980~1990년대로, 여주인공의 사망 원인을 폐병이 아닌 암으로 설정을 바꿨다.


박 작곡가는 "대구 출신 작가인 현진건의 소설을 다루는 만큼 지역성을 담는 것도 중요하지만, 누구나 공감할 수 있는 인간의 고뇌와 철학, 재미 요소를 담는 데 더 집중했다"며 "이 작품이 하나의 레퍼토리로 자리 잡도록 지난 15년간 음악과 서사를 지속적으로 수정하며 완성도를 높여왔다"고 말했다.


2020년 부산문화회관 대극장에서 공연된 창작 오페라 운수 좋은 날 공연 실황 영상 캡처. 유튜브 채널 갈무리

2020년 부산문화회관 대극장에서 공연된 창작 오페라 '운수 좋은 날' 공연 실황 영상 캡처. 유튜브 채널 갈무리

17일 출연진. 아양아트센터 제공

17일 출연진. 아양아트센터 제공

무대에는 동서양 성악가들이 함께 오른다. 아미 역에 이영숙·마리아 릴리 노게라스 에스코토, 재수 역에 강동명·파비오 아우렐리, 김사장 역에 최종우·마르코 과리니, 숙희 역에 장 안나리타, 판수 역에 김현욱, 홍영감 역에 김인재, 그리고 메트오페라합창단이 참여했다. 연출은 장진규, 연주는 Kois 오케스트라가 맡았다. 공연 시각은 17일 오후 7시30분, 18일 오후 4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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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수민

공연장 지박령. 지역의 문화·예술 이야기를 구석구석 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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