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혁신당 내홍 점입가경…허은아 "李 상왕정치" 천하람 "사퇴해야"

개혁신당 이준석 의원이 13일 서울 여의도 소통관에서 더불어민주당의 가짜뉴스 신고 시스템 '민주파출소' 관련 기자회견을 마친 뒤, 허은아 대표와의 갈등 등 당의 내홍과 관련한 기자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연합뉴스

개혁신당 허은아 대표를 둘러싼 갈등이 점입가경이다. 특히 허 대표와 천하람 원내대표 등 지도부가 13일 최고위원회의에서 공개 충돌하면서 허 대표와 타 의원들 간 갈등이 극에 달했다는 평가다.

개혁신당 지도부는 이날 최고위원회의에서 허 대표의 거취 문제를 놓고 공개 충돌했다. 이날 개혁신당에서는 최고위원회의 시작 전부터 고성이 난무했다. 정재준 당대표 비서실장이 최고위 전 사전회의를 위해 당대표실에 입석할 것을 천 원내대표와 이기인 최고위원 등에게 전했지만, 이들은 참여를 거부한 것으로 전해졌다.

허 대표는 이날 회의에서 이준석 의원을 직격했다. 그는 "당 대표가 권한에 따라 당을 운영하겠다고 했을 뿐인데 이른바 대주주 비위를 거슬렀다는 이유로 대표를 쫓아내려 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지금 벌어지는 상황은 2022년 여름 국민의힘에서 벌어진 일과 다를 바 없다"며 "달라진 점이 있다면 당 대표가 이준석이 아닌 허은아고, 대주주가 윤석열이 아닌 이준석이라는 것뿐이다. 이 의원은 상왕 정치에 대한 집착을 버려야 한다"고 비판했다.

하지만 천하람 원내대표는 "이 다툼의 본질은 지난 총선 당시 있었던 비례대표 공천 갈등의 후유증이다. 정확히는 허 대표가 비례 공천을 못 받았던 것이 본질"이라고 반박했다. 천 원내대표는 이날 작심한 듯 당직자 문제 등으로 장시간 비판을 쏟아냈다. 이 최고위원 역시 "허 대표는 이 모든 사안이 자신을 향한 음해이고 모략이라고 착각한다. 망상도 이 정도면 병"이라고 말했고, 전성균 최고위원도 "허 대표가 한남동 관저에서 버티기를 하는 윤석열과 다를 바 없어 보인다. 2기 지도부가 총사퇴할 명분이 충분하다"고 지적했다.

이 의원도 자신을 향한 주장에 "그런 일을 한 적이 없다"면서 반박했다. 이 의원은 이날 오후 국회에서 취재진과 만나 "(허 대표가) 비례대표 후보에게 일정한 액수의 특별 당비를 요구했다든지, 과다한 지출 문제 등 제가 말한 건 구체적 사안"이라며 "당헌과 당규에서 보장된 절차에 따라 이 사태가 조기에 정리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옳다고 했다.

정재훈기자 jjhoon@yeongnam.com

정재훈

서울본부 선임기자 정재훈입니다. 대통령실과 국회 여당을 출입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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