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성] 교각살우

  • 이하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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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5-01-20  |  수정 2025-01-21 09:00  |  발행일 2025-01-21 제23면

교각살우(矯角殺牛). 쇠뿔을 바로 잡으려다 소를 죽인다는 뜻이다. 사소한 문제에 집착하다가는 더 큰 것을 잃은 수 있음을 경계하는 말이다. 강영석 상주시장은 최근 SNS에 "지금에 와서 '통합신청사 건립은 권역별 주민 설명회와 충분한 여론 수렴 절차를 거쳐, 추진할 것을 요구합니다.' 라는 의회의 요구는 한마디로 자가당착이고, 구차하고, 뒷북치는 소리에 불과하다"고 썼다. 이어서 "내막은 의회가 소 뿔 자르는데 동원된 것인데, 정작 뿔은 자르지도 못하고 상주라는 소를 죽이는 청부업자처럼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여기서 소뿔은 강 시장 자신이며 의회를 동원한 주체는 임이자 국회의원을 의미하는 것으로 읽힌다. 국회의원이 의회를 동원하여 시장을 제어하려고 통합신청사 건립을 막고 있는데, 이것이 지나쳐 결국은 상주시민들을 곤란에 빠뜨리게 될 것이라는 주장이다.


시민들은 시장과 국회의원의 싸움이 지난 2022년 시장선거와 지난해 국회의원 선거에서 두 사람이 각각 다른 후보를 지지한 데서 시작된 것으로 인지하고 있다. 시장과 국회의원은 정치적 감정 싸움을 벌이고 있고 시의원들은 공천권자의 의중에 따라 움직이고 있는 것으로 비치고 있는 것이다. 이를 증명하듯 통합신청사와 공간혁신구역 사업이 진행될 지역구의 시의원들이 그 사업을 가장 강하게 반대하고 있다.


상주시의 현 상황은 교각살우 보다 '빈대 잡으려다 초가삼간 다 태운다'는 속담이 어울릴지 모른다. 상주는 이미 경상감영이 있던 고대광실이 아니라 인구 10만 명 이하의 초가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상주 지역의 정치인들은 이 초가마저 다 태워야 직성이 풀리려나. 

이하수 중부지역본부 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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