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문수 고용노동부 장관이 21일 국회에서 열린 국민안전점검 당정협의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왼쪽은 권성동 원내대표. 연합뉴스
김문수 고용노동부 장관이 최근 국회를 자주 찾고 원로 정치인을 예방하는 등 정치권의 공개 행보를 늘리고 있다. 조기대선 분위기가 커지는 상황에서 김 장관의 이같은 행보는 사실상 대선을 염두해 둔 것이란 해석이 나온다.
김 장관은 이날 국회에서 열린 국민안전점검 당정협의회에 참석했다. 이번 달에만 벌써 5차례 국회 일정을 소화한 것이어서 눈길을 끌었다. 앞서 김 장관은 당정협의를 2차례 진행했으며 20일 노동개혁 토론회와 환경노동위원회 현안질의와 이날 당정협의 까지 국회를 자주 찾고 있다.
특히 전날 나경원·우재준(대구 북구갑) 의원이 공동 주최했던 노동개혁 토론회의 경우 국민의힘 당 지도부와 소속 의원 50여명이 총출동하면서 대선 전 세결집 또는 몸풀기 해석도 나왔다.
그는 최근 언론 접촉면을 넓히는 등 자신이 조기 대선을 염두에 두고 정치 행보에 나섰다는 일부의 해석에 대해 “해석은 자유"라고 말했다. 이어 토론회나 당정 협의회 등을 계기로 국회를 잇달아 방문, 현장 취재진과 별도의 질의응답 시간을 자주 갖는 데 대해서는 “국민을 만나는 심정으로 기자를 만나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앞서 이명박 전 대통령을 예방한 것을 두고도 “그게 정치다 뭐다, 이런 건 (언론이) 해석하기 나름"이라며 “정치로 볼 수도 있고 아닐 수도 있다"고 했다.
더욱이 그는 대선과 관련 질의에 적극적으로 답해 눈길을 끌었다. 먼저 여당인 국민의힘이 윤 대통령 탄핵 심판 인용에 대비한 '플랜B'를 준비해야 한다는 의견에 대해서는 “제가 언급할 문제는 아니다"라며 “윤석열 대통령이 돌아와서 국정이 빠른 시간 내 안정을 찾고 정상화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보고 기대하고 있다"고 밝혔다.
정치권은 정치 행보 해석에 대응도 미묘하게 달라졌다는 데 주목하고 있다. 김 장관은 지난 4일에는 대선 출마 여부에 대해 “검토하거나 생각한 것이 전혀 없다"고 반박했지만 전날에 이어 이날까지 “해석은 자유"라며 완전히 부정하지는 않았기 때문이다.
조기 대선에 대한 일부 생각도 내비쳤다. 여당인 국민의힘이 윤 대통령 탄핵 심판 인용에 대비한 '플랜B'를 준비해야 한다는 의견에 대해선 “당에서 할 문제고 제가 언급할 문제는 아니다"라며 “저는 다만 윤 대통령이 돌아와서 국정이 빠른 시간 내 안정을 찾고 정상화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보고 기대하고 있다"고 했다.
당이 윤 대통령과 거리를 두지 않아 중도층 이탈이 가속화하고 있다는 일각의 지적에 대해 “국민의힘이 중도층과 거리가 멀다는 말은 처음 듣는다"며 “그렇다면 당 지지도가 이렇게 (높게) 나올 수 없는 것 아닌가. 당 지지도가 많이 나오고 있지 않나"라고 말했다.
정치권에선 이같은 김 장관의 정치 행보는 3월 중 이뤄질 것으로 보이는 헌법재판소의 윤 대통령 탄핵 선고를 앞두고 더욱 잦아질 것이라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정치권의 관계자는 “김 장관과 마찬가지로 여권 잠룡들은 탄핵을 반대하고 있는 당내외 강성지지층을 고려했을 때 조기대선을 언급하는 것 자체가 금기시 되고 있다"면서 “이들은 정치 토론회나 방송 출연, 언론 인터뷰 등으로 대권 행보를 대신하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정재훈
서울본부 선임기자 정재훈입니다. 대통령실과 국회 여당을 출입하고 있습니다.영남일보(www.yeongnam.com),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