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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지영 지음/클/292쪽/1만8천원 |
아파트 경비원, 휴대폰 판매직원, 방송국 비정규직 PD, 택시기사…. 우리 사회 곳곳에서 일상을 지탱하는 노동자들이 열한 가지 이야기의 주인공으로 등장한다. 그들은 더 나은 삶을 위해 부당한 힘에 맞서고, 현실을 극복하려 애쓴다. 그리고 항상 그들 곁에는 어떤 '노동 변호사'의 용기있는 법정 투쟁이 있었다.
이 책은 15년간 노동인권변호사로 활동해온 저자 윤지영이 맡았던 노동 사건 이야기다. 법정 투쟁을 거친 수많은 사건 중 노동 현장의 현실과 한국 사회의 단면이 잘 드러나는 11가지 사건을 골라 이야기로 생생하게 풀어냈다.
묵직한 주제를 다루는 다양한 노동자들의 사건들이 옴니버스식 드라마처럼 속도감 있게 전개된다. 아파트 경비노동자가 겪은 입주민 갑질 사건을 다루면서 일상 속 계급사회를 화두로 꺼내거나, 현장실습생의 노동착취 사건을 다루며 교육과 실습에 발목 잡힌 학생들의 목소리를 고스란히 담아내기도 한다.
저자는 독자들도 노동 문제에 자연스럽게 스며들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충분히 몰입할 수 있도록 흥미롭게 서술했다고 전했다. 특히 한국의 노동자라면 공감할 수 있는 분노와 감동이 책 속에서 몰아치다가 결국 독자들로 하여금 깊은 성찰을 하도록 이끈다.
저자는 서울대 법학과를 졸업하고 법무법인 한결에서 변호사 생활을 시작했다. 2010년부터 2023년까지 공익법률단체인 공익인권법재단 공감에 근무하며 노동 사건만 담당했으며 전국불안정노동철폐연대 집행위원, 손잡고 운영위원 등을 역임했다. 현재는 노동자가 일터에서 겪는 문제에 대응하는 민간 공익단체 직장갑질119의 대표를 맡고 있다. 정수민기자 jsmean@yeongnam.com

정수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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