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갤러리 김준용 개인전, ‘인간과 땅’의 따뜻한 공생

  • 임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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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5-03-17 13:56  |  발행일 2025-03-17
“판화인 줄 알았더니 회화… 캔버스 스며든 노동의 숭고함”
김준용 LAND

김준용 'LAND'

회화 전시로 알고 전시장을 찾았는데 입구에 들어서자 약간 당황스러웠다. 마치 판화 전시장처럼 보였다. 노란색 판화는 물론 분홍, 주황, 빨강이 뒤섞인 작품도 자리했다. 작품을 자세히 들여다보고서야 판화가 아닌 회화임을 확인했다.


작품 속 내용도 흘려보내듯 봐서는 확실한 느낌이 오지 않았다. 꿈틀거리는 무언가가 있다는 첫 인상에서 작품 속 형체를 하나하나 뜯어보니 일하는 사람의 모습이었다. 햇볕을 가리기 위해 큰 모자를 덮어쓰고 땅을 향해 부지런히 손놀림을 하는 모습에서 노동의 가치와 땅의 위대함을 다시한 번 확인한다.


그동안 인간과 땅 사이의 소통에 집중해온 김 작가는 17일부터 봄갤러리(대구 중구 서성로21)에서 열린 개인전에서도 땅과 자연에 대한 이야기를 품은 20여 점의 회화작품을 보여준다.


그의 작품 속에는 땅과 함께하는 여러 명의 인물들이 등장한다. 정확한 수를 헤아리기 힘들 정도로 많은 인간의 모습에서 어느 하나 같은 포즈는 없다. 나물을 뜯는 모습 같기도 하고, 땅에서 수확한 곡물을 바구니 등에 담는 모습 같아 보이기도 한다. 어릴 적 봤던 어머니, 할머니의 모습을 보는 듯 반갑고 추억에 잠기게 한다. 그래서 판화처럼 단색에 단조로운 이미지를 주지만 따뜻한 울림을 준다.


김 작가는 작가노트를 통해 "산과 들로 뛰어다니며 놀았던 유년기 시절에 대한 그리움이 나를 끊임없이 작업하고 고민하게 하는 시작점일지도 모르겠다"고 말했다.


수많은 인물들의 모습을 통해 현대문명의 끝자락에서도 퇴색되지 않는 존재의 순수한 가치를 느낄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봄갤러리 변기수 대표는 "이번 전시는 첨단기술 확장의 시대를 살아가는 우리에게 공생과 행복의 가치를 느낄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전시는 21일까지. (053)622-84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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