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 연합뉴스.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이 26일 의성·안동 등 영남권 대형 산불에 대해 “역대 최악의 산불에 맞서 우리가 동원할 수 있는 모든 인력과 장비로 맞서고 있으나 상황은 심상치 않다"고 우려했다.
한 권한대행은 이날 발표한 '산불 방지 대국민 담화문'에서 “지난 21일 경남 산청, 경북 의성, 울산 울주 등지에서 동시다발적으로 발생한 대형 산불이 안동, 청송 영양, 영덕 등으로 번지며 역대 최악의 산불 기록을 갈아쓰고 있다"며 이같이 밝혔다.
이번 산불로 현재 기준 총 18명이 사망하고, 주민 2만 3천 여명이 긴급대피했다. 지금까지 약 1만 7천 헥타르 이상의 산림이 피해를 입었으며, 주택·공장 등 209개소가 파괴되는 등 피해가 눈덩이처럼 불어나고 있는 실정이다.
한 권한대행은 “산불이 좀처럼 잡히지 않는 직접적인 이유는 간밤 내내 거센 바람이 강풍 특보 수준으로 몰아친 데 있다"며 “오늘 내일 비가 내려 불길이 잡히기를 간절히 기다렸으나 기상청 예보에 따르면 경북지역은 오늘 비 소식이 없고, 27일 목요일에만 5~10mm 정도 적은 양의 비가 내리는데 그칠 전망"이라고 말했다.
이에 정부는 가용 인력을 총동원한 상태다. 헬기 128대, 군 인원 1천144명, 소방인력 3천135명, 진화대 1천186명, 공무원 등 4천652명의 인력이 진화작업에 나섰다.
그러나 한 권한대행은 “이처럼 역대 최악의 산불에 맞서 우리가 동원할 수 있는 모든 인력과 장비로 맞서고 있으나 상황은 심상치 않다"며 “의성 산불이 어제 하루 안동, 청송, 영양, 영덕까지 단 몇 시간에 확산하는 등 이제까지 우리가 경험하지 못했던 산불 피해가 우려되기에 이번주 남은 기간은 산불 진화에 모든 역량을 집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국토 관리에 대한 성찰이 필요하다고도 언급했다. 한 권한대행은 “국민 여러분, 이번 재난이 지나가면 우리가 국토를 관리해온 방식에 대해서도 깊이 생각해 봐야 한다"며 “아무리 애를 써도 인간의 대비는 자연의 괴력 앞에 늘 부족하게 마련인데, 우리가 과연 철저하게 대비하긴 하였나 돌아봐야 한다"고 지적했다.
실제 최근 10년간 발생한 산불의 71%가 입산자 실화, 쓰레기 소각 등 개인의 사소한 부주의로 인해 발생했다. 한 권한대행은 “국민 개개인의 부주의한 마음가짐도 달라져야 겠지만, 이번 산불이 진화되는대로 정부도 그동안의 산불 대처와 예방에 어떤 점이 부족하였는지 점검하고 깊이 반성한 뒤 개선책을 내겠다"고 약속했다.
불법 소각 행위에 대해서는 엄중 조치를 예고했다. 한 권한대행은 “산불의 주요 원인인 불법 소각 행위에 대한 단속을 한층 강화하고, 위반자에 대해서는 관련 법령에 따라 엄정히 조치할 것"이라며 “논두렁, 밭두렁을 태우거나 각종 쓰레기를 소각하지 말고, 담배꽁초를 함부로 버리지 말아달라. 또 입산시 라이터, 버너 등 산불을 유발할 수 있는 화기는 절대 소지하지 말아달라"고 당부했다.
그러면서 “산불 예방을 위한 국민 여러분의 각별한 관심과 협조를 다시 한번 간곡히 부탁드린다"고 덧붙였다.

구경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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