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대구시립극단 연극 '해무' 홍보 사진. <대구문화예술진흥원 제공>

대구시립극단 연극 '해무' 홍보 사진. <대구문화예술진흥원 제공>
거친 풍량과 해경의 단속을 피해 달아나는 한 선박이 있다. 거듭된 조업 실패로 조선족 밀항자를 싣는 여객선이 된 전진호. 극으로 치닫는 생존의 갈림길에서 밀항자들은 의도치 않은 비극적인 죽음을 맞이하게 된다. 선원들의 갈등 사이, 감춰진 진실과 참혹한 현실이 점차 드러나는데….
대구시립극단(예술감독 성석배)이 제59회 정기공연 연극 '해무'를 9일에서 12일까지 나흘간 대구문화예술회관 팔공홀에서 개최한다.
연극 '해무'는 2001년 실제 여수에서 일어난 '제7태창호 사건'을 바탕으로 한 김민정 작가의 대표 희곡이다. 동명의 영화로도 제작된 이 작품은 의도하지 않은 죄로 인해 죄의식에 갇혀 살아가는 사람들의 삶에 물음을 던진다.
작품은 조업에 실패한 공미리잡이 선박 '전진호'가 조선족 밀항자를 태우며 벌어지는 사건을 중심으로 전개된다. 절박한 상황에서 드러나는 추악한 인간 본성의 어두운 이면을 적나라하게 보여주는 반면, 선원과 조선족의 이야기로 인간적인 연민도 보여주며 긴장과 감동을 동시에 선사한다.
이번 작품은 성석배 예술감독이 연출을 맡았고 대구시립극단 단원 20여 명이 출연한다. 팔공홀 대극장 무대의 특성을 적극 활용해 짙게 깔린 해무, 무섭게 몰아치는 파도, 난파된 선박 등을 현장감 있는 무대를 기술적으로 구현할 예정이다.
무대는 파괴된 인간의 이성을 표현하기 위해 해체와 재구성된 선박으로 상징성을 나타냈다. 조명은 차가운 디지털 조명을 최소한으로 사용하고 작고 따뜻한 조명으로 인간의 내면을 비추는 듯 등장인물들의 감정을 드러낸다. 시간과 날씨를 나타내는 가장 중요한 장치로 영상이 활용될 예정이며, 극 중 환영 장면 또한 환상적으로 보여준다.
특히 특수효과로 대형 스프링클러와 초대형 강풍기를 동원해 폭풍우를 표현하고, 여러 안개를 겹쳐 짙게 깔린 해무를 연출하는 등 관객들에게 몰입감을 선사한다. R석 1만5천원, S석 1만2천원. 공연 시간은 9~11일 오후 7시30분, 12일 오후 4시다. 13세 이상 관람가. 인터파크 및 대구문예회관 홈페이지에서 예매 가능하다. (053)430-7396

정수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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