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이 탄핵 된 이후 첫 일요일(6일)이었지만, 사저 주변은 평소와 다름없는 조용한 분위기를 유지했다. 입구 앞 도로는 한산했으며, 방문객들의 흔적은 곳곳에 놓인 화분과 안내판 정도였다. 비슬산 자락에 자리한 사저는 삼엄한 경비 속에서도 정적만이 감돌았다. <강승규 기자>
윤석열 대통령이 파면된 지 사흘째인 6일 오후. 헌정 사상 두 번째 대통령 실각이라는 초유의 사태 속에서도 대구 달성군 유가읍 쌍계리 박근혜 전 대통령 사저 일대는 차분하다 못해 적막감마저 감돌았다. 과거 보수 진영의 결집이 최고조에 달했던 시기의 소란스러움은 찾아볼 수 없었다.
◆'인적 끊긴 진입로'… 삼엄한 경계 속 정적만
이날 오후 2시, 사저로 향하는 왕복 4차선 도로는 지나다니는 차량이 손에 꼽을 정도로 한산했다. 사저 입구 주차장에는 평소 보이던 전세버스가 단 한 대도 없었으며, 노상에 늘어섰던 가판대나 집회용 천막도 자취를 감췄다.
사저 담벼락을 따라 배치된 대통령 경호처 요원 한 명만이 자리를 지키고 있었다. 경비 태세는 유지되고 있었으나 현장을 메운 것은 구호 소리가 아닌 인근 산에서 내려오는 바람 소리뿐이었다. 간혹 서행하던 승용차 운전자가 창문을 내리고 사저 외벽을 잠시 바라보다가 이내 가속 페달을 밟고 현장을 떠나는 모습이 반복됐다.
◆'표현하지 않는 관심'… 관망세로 돌아선 보수 심장부
현장 분위기는 한마디로 '억눌린 관망'에 가까웠다. 사저 인근에서 10년째 식당을 운영 중인 김모(66) 씨는 식당 내부의 빈 테이블을 정리하며 "예전 같으면 전국에서 사람들이 몰려와 예약이 꽉 찼을 텐데, 오늘은 손님들이 조용히 식사만 하고 나간다"고 전했다.
김 씨는 이어 "그래도 식당 앞을 지나는 차들은 꾸준히 들어온다. 다들 내색은 안 해도 마음이 복잡하니 한 번은 눈으로 직접 확인하고 싶어서 오는 것 아니겠느냐"고 덧붙였다. 이는 대구·경북(TK) 민심이 이번 사태에 대해 즉각적인 집단행동보다는 상황의 추이를 냉정하게 살피는 '숨 고르기'에 들어갔음을 시사한다.
◆박 전 대통령의 '입' 주목… 멈춰 선 지역 여론
지역 정가와 사회단체들은 현재의 정적을 박 전 대통령의 침묵과 연동된 현상으로 해석하고 있다. 달성군 지역의 한 사회단체 임원 A(74) 씨는 "윤 대통령 파면에 대해 속으로 분노하는 주민들이 적지 않다"며 "다만 지금은 박 전 대통령이 어떤 메시지도 내지 않고 있으니 다들 일단은 지켜보자는 분위기가 지배적"이라고 현지 정서를 설명했다.
실제로 사저 주변에는 흔한 태극기 하나 걸려 있지 않았으며, 지지자들의 연설이나 확성기 소음도 들리지 않았다. A 씨는 "박 전 대통령의 침묵이 계속된다면 지역 민심도 당분간은 지금처럼 정적인 상태를 유지하며 정국 변화를 응시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헌재 결정 이후 사흘, 보수의 본산으로 불리는 달성의 고요함은 역설적으로 향후 정국 변화에 대한 지역사회의 깊은 고뇌를 대변하고 있었다.
강승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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