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준표 대구시장. 영남일보DB
8일 오전, 대구 시정의 총괄 사령탑인 대구시청 산격청사 로비는 평소보다 분주한 공기가 감돌았다. 시청 내부 직원들 사이에선 홍준표 시장의 퇴임과 대선 출마 소식이 이미 기정사실로 받아들여지는 분위기다.
홍 시장은 이날 청사에서 기자들과 만나 차기 대권 가도의 첫 번째 일성으로 '집무실 청와대 환원'을 내걸었다. 그는 현 대통령실이 위치한 용산을 "불통과 주술의 상징"이라며 강도 높게 비판했다.
특히 대통령실 이전 이후 인근 삼각지 일대의 상습적인 교통 정체와 경호상의 제약으로 인한 시민 불편을 언급하며, 당선 시 즉각적인 청와대 복귀를 단행하겠다고 밝혔다.
홍 시장은 "국가 원수의 집무 공간은 단순한 건물이 아니라 국격의 상징"이라며 "용산으로 간 이후 국민들이 체감하는 거리감과 행정적 비효율을 고려할 때, 청와대 시스템으로의 회귀는 피할 수 없는 선택"이라고 했다.
◆정책 대결 선언… "이재명과 정면으로 붙겠다"
차기 대선 구도에 대해선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와의 양자 대결을 공식화했다. 홍 시장은 "누가 더 국가를 안정적으로 운영할 정책 역량을 갖췄는지 국민 앞에서 심판받겠다"며 정책 대결에 강한 자신감을 보였다.
당내 경쟁자인 김문수 전 장관을 향해선 "문수 형은 탈레반 스타일이지만 나는 유연성이 있다"며 특유의 직설 화법으로 차별성을 부각시켰다. 원칙을 지키되 현실적인 타협안을 찾아내는 '정치적 유연함'이 본인의 강점이라는 것. 그는 "탄핵 정국과 같은 단기 승부처에서 승리해본 경험이 이번 대선에서도 주효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TK신공항, '기부 대 양여' 넘어 국가 재정으로
홍 시장은 시장 재임 기간 최대 성과로 꼽히는 TK 통합신공항 사업에 대해서도 승부수를 던졌다. 현재 군 공항 이전 부지 개발 이익으로 건설비를 충당하는 '기부 대 양여' 방식의 한계를 지적하며, 대통령이 되면, 이를 전액 '국가 재정사업'으로 전환하겠다고 약속했다.
실제 신공항 예정지 인근인 군위군에서 농장을 운영하는 김경무(62)씨는 "사업이 확정됐다고는 하지만 자금 조달 소식에 귀를 기울일 수밖에 없다"며 "국가에서 직접 돈을 들여 짓는다면 지역민들 입장에선 훨씬 든든한 일"이라고 했다. 현재 대구시는 신공항 건설을 위해 마지막 관문인 공공자금관리기금(공자기금) 확보 절차를 밟고 있다.
◆'배수의 진' 시장직 사퇴… 14일 출마 선언
현직 단체장 신분을 유지하며 경선에 임하는 다른 주자들과 달리, 홍 시장은 '사퇴'라는 초강수를 뒀다. 그는 "체급 올리기가 아닌 본선을 향한 진정성"이라고 연신 강조했다. 시장직 유지 시, 발생할 수 있는 행정 공백 논란을 사전 차단하고, 대권 가도에 모든 화력을 집중하겠다는 의도로 풀이된다.
산격청사 인근에서 만난 이동현(45·자영업)씨는 "시장이 중도에 그만두는 것에 대한 아쉬움도 있지만, 지역 숙원 사업을 중앙 무대에서 해결하겠다는 의지로 보이기도 한다"고 했다.
홍 시장은 오는 11일 오전 11시 산격청사에서 공식 퇴임식을 열고 1천일간 몸담았던 대구시청을 떠난다. 사흘 뒤인 14일 서울 여의도에서 대선 출마를 공식 선언한다.
노진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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